한 쪽은 물 만난 고기처럼 펄펄 날았다. 반면 다른 쪽은 잔뜩 주눅이 들어 헛방망이질로 침울하다. 2007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두산과 SK 신예들의 현주소다. 두산의 젊은 신예들은 플레이오프에서부터 상승세를 타더니 한국시리즈에서도 기세가 등등하다. 정규시즌에서는 펄펄 날았으나 한국시리즈에서는 침묵하고 있는 SK의 신예들과 대조적이다. 두산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톱타자 이종욱(27), 2번 김현수(19), 3번 고영민(23), 그리고 하위타선의 핵인 유격수 이대수(26)와 포수 채상병(28) 등은 첫 번째 맞이한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도 겁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종욱과 김현수는 테이블세터로서 공격의 활로를 뚫고 고영민은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플레이오프에서 다리 부상을 당한 후 진통제를 맞고 출전하고 있는 이대수와 이제는 당당한 주전 포수의 입지를 굳힌 채상병도 공수에서 안정된 플레이로 팀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우려했던 ‘경험 부족’을 똘똘 뭉치는 단결력으로 극복하며 한국시리즈 2연승을 구가하고 있다. 베테랑 선배들인 김동주(31), 홍성흔(30) 등과 탄탄한 팀워크를 과시하며 ‘두산의 힘’이 되고 있다. 이에 반해 SK의 신예들인 정근우(25), 최정(20), 김강민(25), 박재상(25) 등은 한국시리즈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 2차전에 톱타자로 출장한 정근우는 8타수 무안타로 아직까지 안타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정규시즌 3할2푼3리의 고타율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팀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체구는 작지만 뛰어난 손목 힘으로 파워가 좋은 ‘소년장사’ 최정 역시 7타수 무안타로 부진에 빠져 있다. 찬스에서 진루타를 치지 못한 채 범타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박재상과 김강민도 1, 2차전서 주전 외야수로 출장했지만 무안타로 기대에 못미쳤다. 2번타자 조동화만이 2차전서 솔로 홈런 등 2안타로 분전한 것이 SK 신예 타자들 활약의 전부다. 정규시즌에서는 누구 못지 않게 맹활약한 이들이 침묵함으로써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만으로 두산에 대적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두산 신예들에게는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경기 감각 유지와 함께 포스트시즌 경험을 미리 취할 수 있었던 것이 큰 힘으로 풀이된다. 반면 SK 신예들은 정규시즌 후 오랜 기간 쉰 탓에 경기 감각이 떨어진 데다 큰 경기 경험을 쌓지 못해 한국시리즈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은 물오른 신예들의 활약을 앞세워 현재 상승세를 몰아갈 태세다. 여기에 맞서는 SK로서는 3차전부터는 신예들이 투지를 회복, 공격의 선봉장이 돼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