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양희은(56)이 과거 암 투병과 관련해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말했다. 양희은은 23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다. MC 강호동이 암 투병과 관련해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지자 양희은은 아무렇지도 않은 담담한 표정으로 당시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양희은은 “나이 서른에 3개월 시한부 판명을 받았다. 난소암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의 힘들었던 속내를 “충격이었다”고 고백했다. “20대에는 집안의 빚을 갚기 위해서, 또 동생 둘을 대학 졸업시키고 시집보내고 하다보니 내 월급을 만져본 적이 없다. 그 때는 빨리 서른이 되고 싶었다. 서른이 되면 뭔가 중심을 잡고 설 것 같더라. 그래서 이제 좀 살아보려고 할 때에 ‘왜 이런 일이, 나 이제 살아야 하는데, 뭐 석 달’이라며 하늘에 대고 삿대질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날 밤 눈물이 나거나 처절하지 않았다. 그 속에 들어가 있으면 슬프지 않고 그저 멍하니 그 상황에 푹 잠겨 있기만 하다”고 애써 힘들었던 심경을 감추려 했다. 다행히 양희은은 상태가 호조를 보였고 3개월 뒤 라디오 DJ로 다시 복귀했다. 1년, 2년이 지나도 살아있었고 5년 후에는 병원에서 “이제는 오지말라”고 할 만큼 완쾌됐다. 하지만 결혼 후 또 한번의 수술로 인해 임신을 할 수 없어 대신 강아지를 기르게 됐다고 한다. 힘들었던 시기에 곁에 있어준 남편 덕분에 노래와 방송을 계속 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을 표현해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 내가 총채로 많이 때린 남자애가 하필이면 치프 레지던트라서 첫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으니까 깨우기 위해서 막 때리더라. 참 인생이란 ‘던지고 받고 맺고 풀고’가 꼭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해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이어 “그래서 내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라면 암 수술을 꼽는다. 그 사건을 통해서 사람 정리가 많이 됐다”며 “‘진짜 내 옆에서 손을 잡아줄 친구는 누구인가?’ 겉으로만 친하게 지내는 거 다 필요없고, 설명이 필요없는 친구만 딱 (만난다). 그리고 일 거절 잘 못하는 ‘거절 결핍증 환자’에서 거절 잘하고 단호한 성격이 됐다. 또 식구들에게 더 많은 시간과 애정을 쏟게 됐고, 내 자신으로 더 많이 향하면서 나를 스스로 추스르는 쪽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양희은은 돈을 벌기 위해 노래를 시작했고, ‘저항가수’라는 이미지는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 눈을 성형한 것에 대한 후회 등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진솔하고 거침없이 쏟아냈다. pharos@osen.co.kr MBC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