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PO 진출팀, 앞당겨진 드래프트에 '난감'
OSEN 기자
발행 2007.10.25 07: 44

"드래프트 준비요? 아이고, 꿈도 꾸지 못하고 있어요". 프로축구 울산 현대 김정남 감독의 푸념이다. 당초 12월에 예정됐던 K리그 신인 드래프트가 오는 11월 15일로 앞당겨짐에 따라 전력 보강을 준비 중인 각 구단에 비상이 걸렸다. 갑자기 일정이 당겨져 내실있는 선수 선발이 어렵게 된 각 구단, 특히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들의 불만어린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김정남 감독은 대전 시티즌과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첫 라운드를 2-0로 마친 하루 뒤인 지난 22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드래프트가 오히려 전력 보강을 어렵게 한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이날 "다양한 포지션에 걸쳐 여러 선수를 시간적 여유를 두고, 오랫동안 지켜봐야 하는 상황인데 일정을 소화하느라 우리는 아예 드래프트에 대비한 준비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울산 이외에 성남 일화, 수원 삼성, 포항 스틸러스 등 올 시즌 4강에 진출한 다른 구단들도 플레이오프 및 AFC 챔피언스리그 등 여러 스케줄로 인해 드래프트에 대한 대비를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일찌감치 시즌을 접은 다른 클럽이라고 사정이 크게 다를 바는 없다. 시즌을 마쳤으나 각 구단의 감독들이나 코치진이 신인 선수를 살펴보고 확인할 만한 무대는 마련되지 못했다. 현재 경기도 수원 일대서 진행 중인 2007 험멜 대학축구선수권 대회가 이들 구단 관계자들이 직접 선수를 지켜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 물론 에이전트와 스카우트가 선수 관련 정보와 자료를 수집하고, 이 내용을 각 팀에 전달해줄 수는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선수에 대한 기량 체크를 코칭스태프가 보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오랫동안 선수 선발 제도 개선을 주장해온 대전의 김호 감독은 "1년 동안 계속 지켜본 선수조차 제대로 검증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며칠 몇 경기 만에 좋은 선수라고 평가해 데려올 수 있을지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구단 감독도 "스카우트가 아무리 좋은 선수를 봐도 이를 판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코칭스태프"라고 전제한 뒤 "시즌 중에는 확인할 수 있는 여력이 없고, 시즌 후에나 부랴부랴 연습경기 한두 게임 이후에 선수를 결정지어야 하니 이만저만 고충이 아니다"라고 답답해했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드래프트 일정 조정을 각 구단 사무국에서 희망했다는 것. 프로연맹은 최근 각 구단 사무국장단 실무위원회를 통해 선수단 정리를 위한 시간적 여유 확보를 요구했다고 일정이 앞당겨진 원인을 설명했다. 어차피 신인 선발 드래프트는 모든 구단과 프로연맹이 시행키로 합의한 부분. 하지만 각 팀 감독들은 불평을 늘어놓고, 사무국은 찬성하는 뭔가 기형적인 형태는 대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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