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대역전 우승이 가능하려면?
OSEN 기자
발행 2007.10.25 09: 26

한국시리즈는 힘 대 힘의 승부다. 페넌트레이스라면 상대의 약점을 파고 들어서 승리를 얻을 확률이 커지지만 한국시리즈는 저력 싸움이다. 한 팀만 집중적으로 대비하고, 에이스와 필승 계투조가 줄이어 등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성근 SK 감독은 한국시리즈 팀 플랜 역시 정규시즌처럼 'SK의 강점으로 두산의 약점의 친다'로 상정한 듯 여겨진다. 두산의 강점인 리오스와 기동력은 최대한 위력을 반감시키고, 객관적으로 우세인 제2선발 이후 매치업과 불펜 싸움으로 승기를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 발언 곳곳에서 묻어났다. 김 감독은 1차전 리오스에 완봉패(0-2)를 당한 뒤에도 "레이번을 내기 아까웠다"는 말을 했다. 어차피 승산이 작은 경기에 SK의 용병 에이스를 맞대결시킨 것이 패배 자체 만큼이나 아쉬웠다는 의미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레이번이 리오스와 맞대결하지 않도록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감독은 여전히 평상심을 잃지 않은 듯 보이지만 2차전까지 패배하며 SK는 다급해졌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두산은 이제 리오스의 선발 등판이 예상되는 4차전과 7차전만 승리해도 우승할 수 있다. 곧 SK는 우승하려면 무조건 두산의 최강점인 리오스를 최소한 한 번은 넘어야 한다. 결국 SK가 '2연패 후 역전 우승'이란 역대 단 한 번도 없었던 기적을 이루려면 SK의 최강점인 타선이 두산의 선발진을 뚫는 수 밖에 없다. SK는 올 시즌 유일의 600득점 팀이자 4할대 장타율 팀이었다. 팀 홈런 1위이자 팀 도루 2위에서 볼 수 있듯 다변화된 득점 루트를 겸비한 팀이다. 그러나 1차전처럼 4안타로 막히거나 2차전처럼 홈런으로만 점수가 나선 SK 야구가 작동할 수 없다. 결국 상위타선의 정근우, 하위타선의 최정, 중심타선의 이진영이 열쇠를 쥐고 있다. 아울러 초반에 타선이 두산의 선발진을 두드려야 중반 이후 SK의 장기인 불펜 싸움이 이뤄질 수 있다. 2차전까지는 불펜이 가동될 타이밍조차 잡지 못해 무력화됐다. 두산은 3차전 선발로 우완 김명제를 예고했는데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의 수훈갑이었지만 리오스-랜들보다는 공략하기 쉬운 상대임에 틀림없다. 여기서 SK 타선이 얼마나 화력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에 향후 명운이 걸려 있는 형국이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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