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45)의 선 굵은 연기를 언제쯤 다시 볼수 있을까. 충무로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는 그의 복귀 시기에 새삼 영화 제작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고어 버번스키 감독이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우연히 '올드보이'를 보게 된 것이 계기였고 최민식과는 꼭 한번 같이 작업하고 싶다"고 밝힌 게 계기였다. 버번스키 감독의 소망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화제에서 두 사람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최민식은 현재 2005년 '주먹이 운다'를 끝으로 꽤 긴 시간 스크린 활동을 중단하고 있다. 연극 무대에 잠시 올랐을 뿐이다. 2006년 스크린쿼터 축소 저지와 반FTA 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공백기가 생겼다. 고정 팬이 확고했던 그에게 안티가 생기는 등 주변이 어수선한 시간을 보내면서 본업인 연기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소홀했던 셈이다. 두 해를 꼬박 쉬었고 아직까지도 영화 출연 소식은 전무했지만 충무로의 러브콜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앞에서 이끌었던 그의 파워와 열정은 자타가 공인하기 때문. 1990년대 후반 '넘버 3' '조용한 가족' '해피 엔드' 등으로 뚜렷한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2001년 '파이란'에서 생애 최고의 연기를 뽐냈다. 전혀 연기 같지 않은 연기, 3류 양아치 강재 역으로 나온 그는 강재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세상은 날 삼류라 하고 이 여자는 날 사랑이라 한다"는 카피에는 아직도 연기에 푹 빠져있던 최민식의 냄새가 진하게 배어난다. 다작을 하는 배우는 아니다. '취화선'(2002) 에 이어 2003년 박찬욱 감독과 함께 한 '올드 보이'로 그는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연기에서의 정점은 '파이란', 배우로서 명성은 '올드 보이'로 이룬 셈.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그러나 이후 그의 행보는 스크린 속 카리스마를 일상으로 끌고 나오는 잘못의 연속이다. '꽃피는 봄이오면'(2004)과 '친절한 금자씨' '주먹이 운다'(2005)에서 그는 '최민식의 연기'라는 틀안에 자신을 가뒀다는 지적도 듣곤했다. 현재 충무로에서는 최민식이 그에게 보내진 많은 시나리오들 가운데 한 편을 골라 곧 계약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내년에 최민식의 신작이 나오고 좋은 반응을 얻을 경우, 버빈스키 감독이 이번에 부산에서 그에게 보였던 애정 강도를 봐서는 할리우드 진출이 거론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mcgwire@osen.co.kr 영화 '올드보이'의 한 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