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난 22일 한국시리즈 1차전 종료 후. 문학구장 앞 포장마차에는 SK 팬들이 자리에 가득했다. 이들은 1차전 패배에 아쉬움이 크지만 2차전 반격의 승리를 다짐하며 건배 구호로 “인천 SK”를 크게 외쳤다. 그러나 2차전에서마저 SK는 두산에 역전패했다. 이에 SK에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2차전을 2연패한 11차례의 팀은 모두 우승에 실패했다. 확률은 SK의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을 ‘제로’로 보고 있는 것이다. 1·2차전에서 SK는 팀의 최대 강점이라 할 수 있는 불펜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패한 것이 아쉬웠다. 1차전에서 선발투수 케니 레이번은 6이닝 2실점으로 딱 기본을 해냈지만 다니엘 리오스에 철저하게 눌린 타자들이 뒷받침하지 못했다. 2차전에서도 선발투수 채병룡이 5회까지는 3실점으로 나름 선방했지만, 타자들이 흔들리던 맷 랜들을 완벽하게 무너뜨리지 못한 것이 6회부터는 비수가 되어 돌아오고 말았다. 5회 전까지 리드 점수를 잡아 유지, 불펜을 가동하는 것이 관건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러지 못했다. 궁극적으로 SK의 1·2차전 2연패는 타자들이 제대로 치지 못한 탓이 컸다. 1·2차전에서 SK 타자들은 62타수 11안타, 타율 1할7푼7리에 그쳤다. 장타는 2차전에서 터진 홈런 2개와 2루타 1개 등 3개가 전부. 볼넷도 5개밖에 없었고 사구는 단 하나도 없었다. 반면 두산 타자들은 1·2차전에서 64타수 16안타로 타율은 2할5푼이었지만, 홈런(2개)·2루타(4개) 등 장타가 6개였으며 볼넷 7개와 사구 6개로 더 많이 그리고 자주 출루했다. 장타율(0.406-0.290)이나 출루율(0.377-0.239)에서 모두 두산이 SK를 압도했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한 팀 OPS가 2할5푼 넘게 차이가 나는데 경기를 이기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페넌트레이스에서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600득점(603점)을 돌파하고, 4할대(0.403) 장타율을 기록한 팀답지 않았다. 게다가 득점권 타율도 2할8푼3리로 1위에 올랐던 SK였지만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는 11차례의 득점권 찬스에서 볼넷 하나를 얻은 것이 전부였다. 김성근 감독의 용병술도 1·2차전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톱타자로 기용한 정근우는 2경기 연속 4타수 무안타, 도합 8타수 무안타의 침묵에 빠져있다. 1차전에서 박재홍 대신 선발출장한 박재상이 3타수 무안타, 2차전에서 김재현 대신 선발출장한 김강민도 2타수 무안타였다. 이진영·정경배 등에게 승부처 때마다 펼친 강공책도 실패로 돌아갔다. 승부에 개입할 수 있는 영향력이 가장 큰 사령탑으로 평가되는 김 감독이지만, 투수교체는 물론 선발라인업과 강공도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 데미지가 적지 않다. 3차전에서부터 SK가 반격을 가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는 방망이가 살아나는 방법밖에 없다. 그리고 1·2차전에서 이렇다 할 성공이 없었던 김성근 감독의 묘책도 절실한 시점이다. 톱타자·중심타자 등 선발라인업의 변화와 강공이 아닌 작전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연 페넌트레이스에서 위용을 떨친 SK 타자들과 김성근 감독의 용병술이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부터 살아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