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사령탑 3년' 파리아스, '스타를 찾는 남자'
OSEN 기자
발행 2007.10.25 14: 02

지난 2005년 세르지오 파리아스(40)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 사령탑에 취임할 때만 하더라도 주위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외국인 감독들의 무덤이라고 일컫는 K리그에서 낯선 브라질 감독의 성공을 점친 사람은 많이 없었다. 여기에 2004년 최순호 감독이 강력한 수비축구로 준우승까지 차지해 성적에 대한 부담은 그 어느 때보다 심했다. ▲ 가능성 보인 파리아스 하지만 파리아스 감독은 부임 첫 해인 2005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공격을 기치로 내건 파리아스 감독은 24경기에서 28골을 넣어 전년(27경기, 24골)보다 많은 골을 넣었다. 또한 팀의 주된 전술(3-5-2)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공격적으로 바꾸면서 활력을 불어넣었다. 2006년 파리아스 감독은 자신이 주창한 공격 축구를 더욱 강화하게 된다. 객관적인 기록으로 봤을 때 포항은 27경기에서 42골을 넣으며 우승을 차지한 성남(46골)에 이어 리그 다득점 2위를 차지한다. '라이언킹' 이동국이 부상을 입기 전까지 제 몫을 해주었다. 이동국은 리그 10경기에 출전해 7골 1도움을 기록했다. 부천에서 영입한 고기구가 27경기 9골 3도움을 기록했고 프론티니(8득점)와 엔리끼(7득점)가 2선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06년 시즌을 보내면서 파리아스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2007년 시즌은 파리아스 감독에게 힘든 한 해였다. 이동국이 미들스브러로 떠난 반면 그에 상응하는 대어를 영입하지 못한 것. 여기에 야심차게 영입한 브라질 선수들마저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공격력에 큰 구멍이 나고 말았다. 하지만 포항과 파리아스 감독은 저력을 발휘했고 5위로 6강 플레이오프행에 올라 4위 경남을 누르고 준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또한 FA컵에서는 결승에 올라 전남과 패권을 다툴 예정이다. 지난 80~90년대 한국 축구를 대표하던 포항의 과거에 비해 성이 차지는 않지만 당시와 비교했을 때 투자가 줄어든 포항으로서는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 2% 부족한 포항, 스타가 필요해 항상 중상위권 이상의 성적을 거두어온 포항이지만 우승에 대한 갈증을 풀기에는 아직 '2%가 부족' 한 느낌이다. 포항의 베테랑 미드필더 김기동은 예전 인터뷰에서 "이상하게 고비를 넘기지 못한다" 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제까지 포항이 걸어온 길을 봐도 그것을 잘 알 수 있다. 지난 시즌 포항은 전후기 우승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통합 2위에 머물렀다. 결국 포항은 수원과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백지훈에게 '한 방' 을 허용하며 0-1로 무릎을 꿇었다. 단기전이나 주요 경기에서 경기를 지배할 확실한 스타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사실 파리아스 감독은 선수 영입에 있어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05년 수비와 허리에 큰 역할을 해주던 이민성, 2006년 김병지가 모두 FC 서울로 떠났다. 2005년 이동국이 광주 상무에서 제대해 공격진에 가세했지만 2006년 부상으로 큰 힘을 내지 못했고 2007년에는 팀을 떠났다. 이동국 이후 프랜차이즈 스타로 육성하려던 오범석도 일본으로 임대되는 등 스타는 계속 외부로 유출됐다. 같은 기간 포항으로 유입된 스타는 최태욱이 유일할 정도다. 파리아스 감독은 지난 22일 만난 자리서 스타의 부재에 대해 탄식하는 모습이었다. "우승을 위해 감독이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뭔가를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스타 선수들에게 많은 돈을 주는 이유다. 우리의 경우에는 그런 선수가 많이 떠났다. 또한 부족하다. 마술은 없다. 기존 선수들의 능력을 믿는 수 밖에 없다". ▲ 조직력과 가능성을 기대하는 파리아스 이런 상황에서 파리아스 감독이 기대하는 것은 바로 조직력과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이다. 포항의 1군 선수 34명 중 황진성 신광훈 신화용 등 7명이 유스 시스템으로 육성됐다. 20%에 육박하는 비율로 다른 팀들에 비해 훨씬 그 비중이 높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손발을 맞추어 조직력이 상당히 좋다. 여기에 황지수 박원재 최효진 등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은 시즌을 치르면서 점차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박원재 최효진의 좌우 윙백은 최근 공격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공격 포인트로 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파리아스 감독의 마음에는 이들이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자신들을 격침시켰던 수원의 백지훈과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badag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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