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SK, KS를 '소음 시리즈'로 오염시키나?
OSEN 기자
발행 2007.10.25 17: 39

잔치가 되어야 할 한국시리즈가 갈수록 난장판이 되고 있다. 승부를 떠나 악소리만 난무하는 '소음 시리즈'라 손가락질 받아도 할 말 없어 보인다. 두산과 SK가 대결하는 25일 3차전을 앞두고 잠실구장은 거의 정상적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앰프 굉음으로 들끓었다. 오후 3시 넘어서 두산이 타격 연습을 마무리할 시점부터 올라가기 시작한 볼륨은 이어진 SK의 팀 훈련 시점엔 소음 수준으로까지 올라갔다. 이 아수라장 속에서 과연 선수들이 집중력을 갖고 훈련할 수 있을지조차 의심스런 상황이었다. 양 구단 프런트와 응원단이 켜놓은 앰프는 시간이 갈수록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SK의 타격 훈련이 마무리되는 5시 무렵엔 최고조에 달했다. 관중들이 입장할수록 스티커 볼륨은 비례해 올라갔다. 이에 대해 KBO(한국야구위원회) 관계자는 "볼륨을 키우는 데 적정선을 두고 있지만 (구단들이)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전 선수들의 훈련을 되도록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앰프를 켠다'는 나름의 불문율이 있지만 이번 한국시리즈에선 안 통하는 얘기다. 홈팀인 두산 프런트는 "SK가 그룹 차원에서 7000여 명의 관중이 온다고 했다. 응원 호흡을 맞춰야 된다는 이유로 볼륨을 (먼저) 올렸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홈 팀인 두산은 더 큰 소리를 SK 훈련 내내 울렸고 전광판 스피커까지 동원했다. 두산 관계자는 "(SK가 원인을 제공했으니)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 구장 운용의 주도권을 쥔 홈팀으로서 먼저 볼륨을 내릴 의사가 전혀 없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1,2차전이 열린 문학구장에선 최소한 이 정도까진 아니었다. 김성근 SK 감독조차 "옆에 있는 사람 얘기조차 안 들린다. 집중해서 경기할 수 있어야 되는데 원정팀에 대한 결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성근-김경문 양 감독의 설전, 1차전의 몰카 오해로 인한 프런트 마찰, 2차전의 위협구 시비로 인한 선수단 충돌, 3차전을 앞두고 잠실구장을 빌려 달라는 SK의 요청을 두산이 거절하는 등 시리즈 내내 동업자 의식, 페어플레이 정신은 찾아볼 수 없다. 과연 이래서 어느 팀이 우승하든 패자가 승복하고, 승자를 축하해줄지조차 의심스럽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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