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한 판을 따라붙었다. SK 와이번스가 첫 승을 올리며 대반격의 기틀을 마련했다. SK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우천속에 진행된 2007 삼성 PAVV 프로야구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 로마노의 호투와 상대 유격수 이대수의 한 이닝 3실책에 편승해 9-1의 완승을 거뒀다. SK는 16안타를 집중시키며 2연패 끝에 1승을 만회,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마크했다. 또한 이날 SK는 한국시리즈 통산 6번째로 선발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두산은 일격을 당해 올해 포스트시즌 파죽의 5연승 행진을 멈췄다. 이날 경기는 2연패로 몰린 SK가 정규시즌 1위팀 다운 면모를 보여준 한 판이었다. SK는 1회부터 두산 선발 김명제를 공략, 선취점을 뽑으며 기세를 올렸다. 1회초 톱타자 정근우가 빗맞은 중전안타로 출루한 것을 시작으로 1사 3루에서 김재현의 적시 2루타와 박재홍의 적시타가 터져 2점을 뽑았다. 기선을 잡은 SK는 이후 좀처럼 추가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해 5회까지 점수를 보태지 못했으나 6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0의 불안한 리드는 6회초 공격서 봇물처럼 터진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선두타자 이호준의 좌중간 2루타, 다음타자 박재홍의 좌전안타로 맞은 무사 1, 3루에서 사인미스로 3루주자 이호준이 협살, 찬스가 무산되는 듯 했으나 뜻밖의 상대 실책이 쏟아지며 SK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2차전서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MVP에 올랐던 두산 유격수 이대수가 1사 2루에서 김강민의 땅볼 타구를 놓치는 실수를 범해 1사 1, 2루의 찬스가 계속됐고 다음타자 정경배의 3루 땅볼 타구가 내야안타로 이어지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후속 최정의 땅볼 타구를 이대수가 놓치는 실책으로 3루주자 박재홍이 홈인, 귀중한 한 점을 추가했다. 완벽한 병살타성 타구를 놓쳤다. 1회 이후 5이닝 만에 추가점을 뽑은 SK는 기가 살아난 반면 잇단 실수로 점수를 헌납한 두산은 풀이 죽었다. 계속된 1사 만루 찬스에서 SK는 박경완이 2타점짜리 우월 적시 2루타를 터트리며 승기를 잡았다. 다음타자 정근우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 1사 만루의 찬스는 이어졌고 조동화의 내야 높이 뜬 타구를 이대수가 놓치는 실책에 이어 3루에 악송구, 주자 2명이 홈인했다. 연이은 실책에 넋이 빠진 두산은 패스트볼까지 저질러 또 2점을 헌납했다. SK는 6회에만 11명의 타자가 공격에 나서 4안타에 몸에 맞는 볼 1개, 그리고 상대 실책 3개와 패스트볼 1개를 묶어 대거 7득점, 승기를 굳혔다. 두산 이대수는 귀신에 홀린 듯 6회에만 어이없는 실책 3개를 범하는 바람에 한 점도 주지 않을 상황에서 7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이대수는 역대 한국시리즈 사상 첫 1이닝 3개 실책에 한 경기 최다 실책 타이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SK의 외국인 우완 선발 로마노의 구위에 눌린 두산은 6회 이종욱과 고영민의 안타로 한 점을 뽑아 간신히 영패를 면했다. 로마노는 이날 최고구속 149km의 묵직한 직구와 안정된 컨트롤로 상승세의 두산 타선을 6이닝 4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에 귀중한 1승을 선물하면서 경기 MVP로 선정돼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두산은 선발 김명제가 1회 2실점 후 5회까지는 무실점으로 잘 버텼으나 6회 연속 안타를 맞으며 구원투수 이혜천에게 마운드를 넘긴 후 사단이 났다. 허리 부상 치료 등으로 정규 시즌에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했으나 한국시리즈 ‘비밀병기’로 엔트리에 등록된 이혜천은 140km 중후반대의 빠른 볼로 6회 무사 1, 3루의 위기에서 땅볼 타구를 잇달아 유도했으나 이대수가 연달아 실책을 범하는 바람에 안줘도 될 점수를 내줬다. 게다가 이혜천은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SK 베테랑 좌타자 김재현과 상대하던 중 2구째 몸쪽 바짝 붙은 공을 던진 후 빈볼 시비를 일으켰고 양팀 선수단은 그라운드 가운데서 맞붙어 한바탕 몸싸움을 벌였다. 심판진의 만류로 정리가 된 후 이혜천은 퇴장당했다. 역대 한국시리즈 3번째 퇴장으로 한국야구위원회는 26일 오전 9시 상벌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이날 잠실구장은 입장권이 매진(3만500명), 잠실구장 포스트시즌 7경기 연속 및 한국시리즈 5경기 연속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4차전은 26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계속된다. sun@osen.co.kr SK의 6회초 1사 2,3루 김재현 타석서 패스트볼이 되자 3루 주자 정근우가 홈인한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잠실=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