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박재홍, '베테랑의 힘 빛났다'
OSEN 기자
발행 2007.10.25 22: 47

[OSEN=이상학 객원기자] 역시 베테랑은 베테랑이었다.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서 SK는 선발 라인업에 김재현(32)과 박재홍(34)을 동시에 투입했다. 1차전에서는 박재홍이 선발서 제외되고, 2차전에서는 김재현이 아예 결장했지만 3차전에서는 각각 3번·5번 타자로 함께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박재상을 6번에 그대로 기용한 가운데 이진영을 제외하고 김재현과 박재홍을 집어넣은 것이라 김성근 감독의 용병술이 더욱 주목받았다. 결과적으로 김재현과 박재홍은 김성근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3번 타자로 선발출장한 김재현은 1회초 선제 결승 2루타를 포함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1회초 기선 제압은 경기 초반 리드를 잡고 리드를 이어가야 하는 SK의 경기 흐름에서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5번 박재홍도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중심타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2안타 모두 득점권 상황에서 나온 안타였다는 점에서 영양가 만점이었다. 사실 올 시즌 김재현과 박재홍은 젊은 피들에게 밀려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김재현은 84경기에서 타율 1할9푼6리·5홈런·19타점이라는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냈고, 박재홍 역시 115경기에서 타율 2할8푼·17홈런·54타점으로 기본치는 해냈으나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잦았다. 데뷔 후 줄곧 주전을 놓치지 않은 스타선수인 김재현과 박재홍은 고정된 선발 출장으로 꾸준히 타격감각을 유지하는 타입이라 김성근 감독이 펼치는 플래툰 시스템과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것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3차전이라는 결정적인 순간, 두 선수는 팀과 팬들의 기대에 보답했다. 김재현의 방망이는 다시 한 번 날카롭게 돌아갔고, 박재홍의 킬러본능도 되살아났다. 박경완(23경기) 다음으로 SK에서 가장 많은 한국시리즈 출장 경험을 갖고 있는 박재홍(21경기)과 김재현(18경기)다운 모습이었다. 그동안 기록으로 보여지는 숫자만큼 상대에게 위압감을 심어주지 못한 SK 타선이었지만 김재현과 박재홍이라는 우승 경험을 갖고 있는 두 베테랑 스타의 부활로 남은 한국시리즈에서는 수치상으로나 체감상으로나 두산 마운드를 제대로 압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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