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져야 할 텐데 도무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승부처에서 한 방 날려줘야 할 거포가 때 아닌 겨울잠을 자고 있으니 감독으로서는 그저 답답할 뿐. 두산의 4번 김동주(31)의 얘기다. 정교함과 파괴력을 겸비한 김동주는 올 시즌 두산의 4번 타자를 맡으며 타율 3할2푼2리(382타수 123안타) 19홈런 78타점 68득점 11도루로 팀의 페넌트레이스 2위 달성에 한 몫 했다. 지난 1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회와 6회 각각 우전 안타와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3타수 2안타를 기록한 김동주는 이후 2경기에서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며 안타 대신 볼넷 6개를 얻어내는 데 그쳤다.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피한 탓에 타격감을 잃어버린 것일까. 22일 막을 올린 한국시리즈 3경기에 여덟 차례 타석에 들어섰으나 볼넷과 사구로 두 차례 1루 베이스를 밟았을 뿐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 3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출장한 김동주는 2타수 무안타로 초라한 성적표를 내밀었다. 0-2로 뒤진 두산의 1회말 공격. 김현수의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만든 2사 1루서 첫 타석에 들어선 김동주는 상대 선발 마이클 로마노(35)와 풀 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2루수 플라이로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이어 4회 선두 타자 김현수와 고영민이 각각 우익수 플라이와 3루수 앞 땅볼로 물러난 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중견수 뜬 공으로 맥없이 물러난 김동주는 1-9로 크게 뒤진 6회 1사 1루서 대타 정원석으로 교체됐다. 6회초 빈볼 시비로 감정이 격양돼 두산 벤치가 그를 라인업에서 제외시킨 것. 플레이오프에서 투수들의 집중 견제에 시달렸던 김동주는 한국시리즈에서는 무안타에 시달리고 있는 셈. 언제쯤이면 그의 시원한 한 방을 볼 수 있을까. 두산 팬들은 그의 부활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