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튼햄 핫스퍼의 사령탑 마틴 욜 감독이 끝내 사퇴를 표명했다. 26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현지 언론들은 마틴 욜이 헤타페와 UEFA컵 조별리그 경기에 앞서 구단에 사임 의사를 전했고, 다니엘 레비 구단주를 비롯한 수뇌부에서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4년 6월 토튼햄에 부임한 마틴 욜 감독은 2005-2006시즌 피스컵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5위에 입성했고, 2006-2007시즌에도 리그 5위와 함께 칼링컵 4강, UEFA컵 8강을 이뤄냈다. 올 시즌이 문제였다.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4위권 진입을 목표로 대런 벤트, 보아텡, 개러스 베일 등 굵직한 선수들을 사모으며 팀 역사상 최고액인 3990만 파운드를 투자했지만 결과는 영 시원찮았다. 다른 대회는 모두 차치하고서도 토튼햄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승4무5패의 극심한 부진을 이어가며 어느새 강등권인 18위까지 내려앉아 욜 감독은 결국 사임의 길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욜 감독의 사임으로 당연히 최근 연이은 출전으로 예전의 위상을 되찾아가고 있는 왼쪽 풀백 이영표의 입지에 다시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포지션 경쟁자 베누아 아수-에코토가 무릎 부상으로 올 시즌 전반기에 나올 수 없는 데다 개러스 베일도 오른발 부상으로 최소 열흘에서 2주 가량 출전이 어렵다. 따라서 왼쪽 수비수는 이영표가 유일한 상황. 이영표도 지난 주말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어깨 부위에 가벼운 부상을 입었으나 욜 감독은 헤타페전에 투입시켰고,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만큼 믿음이 컸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한때 에코토와 베일만 번갈아가며 기용하는 바람에 이영표와 불화설이 나돌기도 했던 욜 감독이었지만 둘의 사이에는 팬들이 생각하는 만큼의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오히려 마틴 욜은 작년 이탈리아 세리에A AS 로마로 이적을 이영표가 개인적 이유를 들어 거부했을 때도 직접 나서 구단 수뇌부와 선수쪽의 의사를 중재해 불필요한 충돌을 막았다고 한다. 물론 이번 시즌이 진행되며 욜 감독과 토튼햄 선수단의 내분설은 끊이지 않았다. 저메인 데포와 갈등, 베르바토프와 불화 등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았다. 일단은 선수단이 하나로 단합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한편 후임 사령탑에는 세비야의 후안 데 라모스 감독이 유력한 가운데 위르겐 클린스만 전 독일대표팀 감독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욜 감독과는 또다른 색채를 추구한다. 이영표로선 모든 것을 새로이 시작해야 하는 상황. 어쩌면 후임 감독이 올 때쯤이면 에코토와 베일 또한 선수단에 복귀해 경쟁 구도를 이어가게 된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조건에서 모든 걸 다시 시작해야만 하는 이영표. 아직 위기라고도 그렇다고 긍정할 수도 없는 아주 복잡한 상황에 놓인 것만은 틀림없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