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평화유지군' 홍성흔, "리오스 다칠까봐"
OSEN 기자
발행 2007.10.26 08: 51

"리오스를 보호해야 했다". 지난 25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결국 두산과 SK는 곪았던 감정의 앙금을 터뜨렸다. SK가 9-0으로 앞서던 6회초 두산 좌투수 이혜천의 무릎 쪽으로 날아오는 공을 빈볼이라 판단한 SK 베테랑 타자 김재현이 마운드로 튀어나가며 필드는 6분여 간 난장판이 됐다. 양 팀의 선수와 코치들이 쏟아져나와 몸싸움까지 벌어진 가운데 유독 '돋보이는' 선수가 한 명 있었다. 두산의 주장이자 분위기 메이커인 홍성흔이었다. 홍성흔은 두산 선수단 중 김동주와 함께 가장 격앙된 반응을 보이던 에이스 리오스를 필사적으로 말려 싸움터에서 떨어지게 만들어놨다. 리오스는 아수라장으로 뛰어들어 SK 선수단과 주먹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제스처를 그치지 않았으나 홍성흔의 제지 덕분에 그나마 사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았다. 김동주 역시 두산 김민호 코치의 만류 덕분에 '대형사고'를 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장원진이나 정원석, 랜들 등 두산의 고참급 선수들이 앞장 서서 전선을 확대한 데 비해 홍성흔만이 '평화유지군'으로서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주력했다. 3차전 직후 홍성흔은 "(리오스가) 충돌해선 안 되는 상황이었다. '내일의 경기(4차전)를 생각하라'고 말하며 말렸다. 리오스는 계속 '놓으라'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홍성흔이 '평화유지군'으로 뛴 또 하나 이유는 실리에만 있진 않았다. 그는 "팬들이 프로야구를 지저분하다고 여기실까봐 걱정이다. 양 팀이 우승에 목말라 있다보니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데 먼저 두산만이라도 깨끗한 플레이를 하도록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주문해야겠다"라고 말했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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