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문세(48)가 예전에 비해 입지가 낮아진 라디오 매체의 시장환경을 개선하고자 ‘보이는 라디오’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 “결코 차선책이 아님”을 못박았다. 이문세는 25일 오후 MBC 방송센터에서 김혜영과 함께 ‘골든 마우스’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골든 마우스’는 MBC 라디오와 20년을 함께 해온 DJ에게 수여하는 뜻깊은 상으로 20년이라는 세월은 횟수로 따지자면 7300회, 시간으로 따지자면 14000시간이 된다. 시상식을 마친 후 조촐하게 마련된 기자회견자리에서 이문세는 “본래 라디오만이 가지는 정통성에서 벗어나 비주얼에 따라가기 위해 좋지 않은 화질에 조그마한 화면의 ‘보이는 라디오’를 지향하는 것은 오히려 라디오라는 입지가 좁아지게 할 뿐이다”고 솔직히 언급한 뒤 “라디오 매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음악이면 음악, 정보면 정보 각 전문성을 살리는 차별화로 더욱더 라디오의 정통성을 살려나가야 한다”고 따끔히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함께 상을 받은 김혜영은 이문세에 대해 "꼬리 아홉개 달린 여우"라고 표현해 주위를 의아하게 했다. 김혜영은 곧 이어 "무대의 빈공간을 열정으로 채우고 노래하는 이문세는 10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인재"라고 덧붙여 표현의 의미를 짐작케 했다. 또한 김혜영은 20년동안 방송 활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 “20년 전에는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 방송에 대한 의견들이 엽서나 편지로 도착하곤 했지만 지금은 말을 한 뒤 3초만 지나도 금방 댓글들이 달려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문세는 지금까지 라디오 방송을 하며 가장 기억나는 사연으로 한 청소년이 자신의 방송을 듣고 탈선의 길로 빠지지 않았다는 사연과 쌍꺼풀 수술을 하기위해 수술대에 누워 수술 경과를 걱정하던 한 청취자가 라디오 속 자신의 소리를 듣고 편안하게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는 사연을 꼽았다. 이어 김혜영도 이혼을 결심한 한 부부가 자신의 방송을 들은 뒤 다시 행복하게 살기로 결심했다는 사연과 방화를 하려다 방송을 듣고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는 사연을 얘기하며 “20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DJ 배철수의 사회로 열린 이날 시상식에는 MBC 관계자 및 80명의 청취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으며 성시경, 박경림, 김장훈, 박정아, 박슬기, 붐 등의 깜짝 공연으로 흥을 돋우기도 했다. 또한 역대 골든 마우스 시상자인 DJ 김기덕, 이종환, 강석과 개그맨 김미화가 출연해 두 사람의 수상을 축하했다. 이문세는 마지막으로 “25년 전인 20대 초중반부터 라디오를 시작해 오늘 내일이면 50이 된다. 내 인생의 젊음과 열정을 다 바치며 MBC 라디오를 지킨 셈이다.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실 줄 알았으면 평소에 더 열심히 할 걸 그랬다”고 너스레를 떤 뒤 “이미 내 마음의 중심은 라디오다. 이 자리에서 산증인이 된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혜영은 “매일 사람들을 만나고 호흡해왔는데 오늘 아침 눈을 뜨니 문득 눈물이 났다. 20년동안의 모든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며 “온 우주가 오늘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이제껏 부족한 나를 위해 보듬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했다. 이문세는 지난 1983년 MBC 라디오 '0시의 플랫폼‘의 진행을 시작으로 85년부터 11년간 '별이 빛나는 밤에’의 별밤지기로 활약했다. 현재는 MBC FM4U ‘오늘 아침 이문세입니다’를 진행하고 있으며 김혜영은 지난 1981년 19살의 나이로 MBC 코미디언 공채 3기를 시작, 87년 ‘싱글벙글 쇼’ 진행을 시작한 뒤 현재까지 20년째로 무사고로 강석과 함께 MBC 표준FM‘싱글벙글 쇼'를 진행중이다. yu@osen.co.kr 이문세(왼쪽)와 김혜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