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이제는 '사석작전'으로 승부
OSEN 기자
발행 2007.10.26 09: 58

[OSEN=이상학 객원기자] 예상대로 4차전 선발은 케니 레이번이 아니었다. SK 김성근 감독은 지난 25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완승(9-1), 시리즈 전적 1승2패를 마크하며 반격의 실마리를 찾는 데 성공했다. 이어 김 감독은 26일 4차전 선발투수로 고졸 신인 김광현을 발표했다. 두산은 예상대로 다니엘 리오스가 4차전 선발투수로 예고된 상황. 누가 보더라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 선발 맞대결이다. 하지만 김 감독도 생각이 있다. 일종의 ‘사석작전’이다. 김 감독에게 리오스는 ‘사람이 아닌’ 투수다.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22승 방어율 2.07을 기록한 것은 이미 지난 성적이지만 포스트시즌에서도 17이닝 무실점이라는 가공할 만한 위력을 떨치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9이닝 완봉승으로 또 다시 포효했다. 페넌트레이스 때부터 SK를 상대로 무려 44이닝째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정면으로 맞불을 놓아서는 이길 방도를 찾을 수 없다는 느낌을 줄 정도다. 결국 김성근 감독은 리오스를 인정하고 정면 맞대결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2차전을 앞두고 남은 한국시리즈에서 레이번과 리오스의 선발 맞대결을 피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이다. 레이번도 1차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꽤 호투했지만 리오스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이길 경기에 레이번을 선발로 투입해야 함을 확인했고 리오스가 아닌 나머지 투수들과 대결한다면 좋은 결과가 날 것이라는 판단이 김 감독에게는 섰다. 4차전에서 김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역시 레이번이 아닌 김광현이다. 객관적으로 놓고 보면 SK가 절대적으로 밀리는 것이 사실. 김광현은 올 시즌 20경기에서 3승7패 방어율 3.62로 평범한 성적을 냈다. 두산전에서도 4경기에서 선발·구원으로 각각 1패씩 하는 등 2패 방어율 4.91로 부진했다. 하지만 2군으로 강등되고 복귀한 7월 이후 성적은 9경기에서 2승3패 방어율 2.36이었다. SK로서는 그냥 버리는 패가 아닌 것이다. 만약 4차전을 놓치면 벼랑 끝으로 몰리기에 사석작전이라는 것도 무의미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성근 감독의 사석작전은 포장용에 더 가까운 게 사실. 4차전을 뜻대로 풀어간다면 5차전 이후부터는 김성근 감독이 꺼낸 포장용 사석작전이 SK에 결정적 터닝포인트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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