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희생번트 없는 이유는 '데이터야구'
OSEN 기자
발행 2007.10.26 10: 18

SK가 번트를 대지 않는 이유는 데이터에 있었다. 공교롭게도 SK는 이번 한국시리즈 1~3차전에서 희생번트가 한 개도 없다. 반면 두산은 1차전과 2차전에서 각각 한 차례씩 기록했다. 이 때문에 데이터야구에 기초한 김성근 감독이 믿음의 야구, 김경문 감독은 데이터야구를 한다는 소리도 거꾸로 들었다. 1차전은 번트를 댈 기회도 없었다. 두산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가 워낙 호투해 상대로 선두타자가 출루한 경우는 단 한 번에 그쳤다. 그것도 0-2로 뒤진 8회말이어서 번트 공격은 무의미했다. 2차전은 여러 차례 번트 기회가 있었다. 2회말 선두타자 정경배가 2루 내야안타로 출루했지만 박경완의 타석에서 번트가 나오지 않았다. 2-2 동점이던 3회에서도 선두타자 조동화가 볼넷을 골랐지만 3번 이진영에게 강공을 선택했다. 1회말 이호준의 투런홈런으로 앞선 가운데 추가점을 뽑았다면 흐름을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김성근 감독은 진짜 믿음의 야구로 바뀐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김성근 감독은 철저한 데이터야구를 바탕으로 번트를 대지 않았다. 번트 시 득점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강공을 선택한 것이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의 시즌 통계를 보면 주자 1루에서 희생번트를 통한 득점 확률은 30%에 불과했다. 다만 2루에서 3루로 번트를 대면 50% 이상이었다. 그래서 번트를 대지 않은 것뿐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반면 상대팀 두산은 1루에서 2루로 번트를 대면 득점 확률이 50%가 넘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득점 확률이 낮은데 타자를 희생시키는 야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면에는 타자들의 진루타 생산 능력을 믿는 점도 있다. 아무튼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겉으로는 강공을 선택하는 믿음의 야구를 보여주고 있지만 실상은 철저한 데이터야구를 펼치고 있는 셈이다. 그야말로 통계와 확률을 사랑하는 김성근 감독 답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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