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번-랜들,'운명의 5차전' 선발 충돌
OSEN 기자
발행 2007.10.26 21: 36

[OSEN=잠실, 이상학 객원기자] 한국시리즈의 결정적 길목, 다시 한 번 외국인 투수들이다.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SK가 케니 레이번(33), 두산이 맷 랜들(30)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잠실 3·4차전에서 반격의 2연승을 가하며 시리즈를 2승2패 원점으로 만든 SK는 역전된 분위기를 5차전 선발 레이번으로 하여금 이어가겠다는 의지. 반면 홈에서 불의의 2연패를 당한 데다 4차전에서 다니엘 리오스라는 보루마저 무너진 두산은 ‘제2의 에이스’ 랜들에게 5차전의 운명을 걸었다. 1차전 레이번-리오스에 이어 다시 한 번 외국인 투수들의 자존심 맞대결이다. 레이번은 지난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 선발등판했다. 결과는 6이닝 5피안타 4볼넷 4탈삼진 2실점. 리오스의 완봉쇼에 결국에는 선발패를 기록하고 말았다. 이날 레이번은 6회까지 매회 주자들을 출루시키는 등 에이스다운 압도적인 맛은 없었으나 위기를 어떻게든 해결하고 넘기는 노련미로 마운드를 지켰다. 기대했던 가을 에이스의 위용은 없었지만, 휴식기 동안 투구감각이 무뎌진 가운데 등판한 첫 경기에서 최소한의 몫은 해냈다는 평. 랜들은 23일 역시 문학구장에서 열린 2차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5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5피안타 4볼넷으로 3실점했지만, 팀 타선의 도움과 4이닝 마무리로 ‘배보다 배꼽이 큰 세이브’를 기록한 임태훈에 힘입어 선발승을 따냈다. 2차전 랜들도 1차전 레이번처럼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위력은 없었다. 올 시즌 전반기 막판부터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이후 구위가 많이 약해졌다. 하지만 노련미와 위기관리 능력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변수는 잠실구장과 등판 간격이다. 랜들은 홈인 잠실구장에서 매우 강했다. 올 시즌 잠실구장에서 16경기에 선발등판, 8승3패 방어율 2.73으로 위력을 떨쳤다. 투수친화적인 구장에서 그에 걸맞는 성적을 냈다. 반면 레이번은 올 시즌 잠실구장에서 5경기에 등판해 2승을 올렸지만 방어율이 4.88로 좋지 않았으며 피안타율도 2할7푼7리였다. 그러나 선발 등판간격으로 따지면 상황은 역전된다. 레이번이 4일을 쉬고 등판하는 반면 랜들은 리오스처럼 불과 3일 쉬고 등판하는 입장이다. 아무래도 구위에서는 레이번이 랜들보다 우위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레이번과 랜들의 희비를 가른 잠실구장이라는 변수가 한국시리즈 5차전 선발 맞대결에서 또 하나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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