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빈볼사태가 우리에게 득이 됐다"
OSEN 기자
발행 2007.10.27 18: 37

[OSEN=잠실, 이상학 객원기자] “결혼 발표하러 왔습니다”. 26일 한국시리즈 5차전 수훈선수로 김재현과 함께 인터뷰실로 들어선 SK 4번 타자 이호준(31)의 표정은 더없이 밝았다. 김재현과 함께 두 손을 맞잡고 들어오며 ‘결혼 발표 선언’이라는 농담으로 인터뷰실 분위기를 띄웠다. 이날 5차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이호준은 이번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21타수 9안타, 타율 4할2푼9리·1홈런·4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중심타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다음은 이호준과의 일문일답. - 한국시리즈 들어 타격 감각이 좋은데. ▲ 시즌 막판부터 타격 감각이 좋아졌고 그것이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오늘도 첫 타석에서 빗맞은 타구인데 고영민이 안타 하나 만들어줬다. 전반적으로 타격 밸런스가 잘 맞고 있다. 가볍게 치고 있다. - 팀 고참으로서 김재현과 차이는. ▲ 후배들에게 (김)재현이는 엄하고 난 장난치고 즐겁게 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한국시리즈 막판에 가니깐 본인(김재현)이 오버액션하더라. 그러니깐 후배들이 더 좋아한다. - 빈볼사태 이후 팀이 3연승했는데. ▲ 나는 그때 중간에 끼어서 고생했다(웃음). 그 싸움에서 우리가 이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산도 단합이 잘된다지만 우리 팀도 그런 일이 생기면 잘 뭉친다. 빈볼사태 이후에는 좋아지거나 나빠지거나 둘 중에 하나인데 우리가 3연승했으니 결과적으로 좋아진 셈이다. 사실 모 선수 때문에 확 올라왔는데 차마 말은 못하겠다(웃음). - 내일 스케쥴은 어떻게 되는가. ▲ 아직 따로 들은 게 없다. 하지만 내일 감독님께서 훈련 스케줄을 잡지 않아도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치료도 하고 워밍업도 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고 따로 훈련할 것이다. - 김재현과 인연이 특별한데. ▲ 신인 최초의 20-20은 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때 내가 20번째 홈런을 맞았다. 그 뒤에 투수로는 한 번도 1군에 서지 못했고 결국 타자로 전환했다. 그래서 (김)재현이가 지금의 내가 있다고 말한다. (김)재현이가 LG, 내가 해태일 때 따로 밥도 먹고 친하게 지냈다. - 4번타자로서 중압감은. ▲ 2003년 한국시리즈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원형 탈모에도 걸렸다. 그때 큰 경기에서 투수들이 어떻게 승부하는지 연구하고 그랬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김)동주가 부진한 건 우리팀 감독님의 데이터에 말려들었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FA 얘기 나올 때가 됐는데(웃음). 아직 우승까지 1승이 남아있으니 우승 후에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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