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마음을 놓은 탓일까. 두산이 한국시리즈서 2연승 후 홈에서 3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지난 27일 5차전 후 "투수를 총동원해 7차전까지 끌고 가겠다"고 말한 김경문 감독의 말대로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됐다. 두산은 3차전 6회 대거 7실점하면서 분위기가 급변, 2연승을 달리던 기세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기분좋게 원정 2연승을 거뒀던 여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 너무 쉽게 눈에 들어왔는지 정신없이 3연패를 당했다. 분위기 잘 타기로 정평이 있는 두산이지만 5차전서도 그러지 못했다. 침체의 시작은 3차전이었다. 3차전에서 이대수가 6회 3개의 실책을 잇달아 범하며 주도권을 SK에 넘겨줬다. 6회초에 7점을 헌납한 두산은 수비서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5차전서도 8회초 고영민이 조동화의 타구를 멋지게 다이빙캐치해 놓고 1루로 악송구해 이날 분위기상 도저히 뒤집기 어려웠던 4실점을 자초했다. 내야안타로 기록되면서 악송구 덕에 2루까지 진루해 무사 2루의 호기를 만든 조동화는 후속 김재현의 우중간 3루타로 홈을 밟아 0-0 균형을 깼다. 무사 1루에 그쳤다면 SK에서 무조건 강공을 선택할 상황이 아니었기에 두산으로서는 아쉬움이 컸다. 두산은 이날 4회말 공격서도 집중력이 떨어졌다. 김동주와 최준석의 연속 볼넷으로 맞은 무사 1,2루 찬스, 두산 벤치는 홍성흔에게 희생번트 작전을 선택했다. 그러나 홍성흔은 레이번의 초구에 번트자세를 취하다 방망이를 휘둘러 파울을 만들었다. 2구째 홍성흔은 번트를 댔지만 SK 포수 박경완 앞으로 떨어졌고 박경완이 재빨리 3루로 송구해 병살을 성공시켰다. 선취점을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안이한 번트로 놓쳤다. 3차전부터 공격과 수비서 집중력 부족을 드러낸 두산이 오는 29일 인천 문학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벌어질 6차전서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7rhdw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