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에 뜨고 싶다고? 그럼 한국시리즈 시구를 해봐.’ 아무나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아니지만 그 효과 하나만은 확실한 게 분명하다.
두산과 SK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린 지난 27일, 한 대형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는 순간 검색어 1위로 방송인 강수정이 그야말로 ‘급부상’했다. 스캔들이 터진 것도 아니고 폭탄 발언을 한 것도 아니다. 다만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5차전의 시작을 알리는 시구를 했을 뿐이다.
같은 날, 같은 포털사이트의 뉴스 서비스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기사 한 건이 눈길을 끌었다. 인기 예능인 노홍철이 SK-두산전 도중 VIP석 탁자에 올라 막춤을 추며 선수들의 파이팅을 독려하는 사진 기사였다. 이날 노홍철의 이 응원장면은 사회 경제 정치 문화 연예 등 전분야를 통틀어서 가장 많은 네티즌이 본 뉴스에 올랐다.
이런 실정이면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연예 스타들이 프로야구의 가을잔치, 한국시리즈에 눈길을 안 돌릴 수가 없다. 인기와 지명도를 두루 갖춘 이들에게만 주어지는 시구자는 물론이고 스타가 야구장에 가서 경기를 관람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효과를 올릴 수 있다. 좋아하는 게임도 보고 미디어 노출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꿩 먹고 알 먹고가 있을까.
특히 프로야구 시구자는 이미 연예 스타의 마케팅 노른자위가 됐다. 한국시리즈와 같은 큰 경기에서는 야구장에 모인 3만 여 명의 시선을 한번에 사로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를 다루는 전 미디어의 초점까지 업어 갈 수 있다.
프로야구 시구만으로 ‘네티즌 스타’가 된 케이스도 이미 여럿 있다. ‘홍드로’ 홍수아, ‘랜디 신혜’ 박신혜, ‘놀란 스테파니’ 스테파니 등은 프로야구 시구로 말미암아 귀여운 애칭까지 얻어 갔다.
프로야구의 인기와 함께 스타들의 야구장 나들이가 잦은 이유가 있었다. 27일 SBS TV에서 중계된 한국시리즈 5차전은 AGB닐슨미디어리처치 집계 결과 전국시청률 5.8%를 기록했다. 하지만 프로야구 마케팅에 나선 연예 스타들은 시청률 30%짜리 드라마 이상의 효과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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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SK-두산전에서 네티즌의 관심을 덤으로 누린 노홍철과 강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