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이건 약팀이건, 선수든 관중들이든,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그라운드 추태. 원활한 경기 진행과 불필요한 시비를 막기 위해 프로축구연맹이 내린 결론은 ‘외국인 심판’ 도입이었다. 28일 오후 3시 울산 문수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준 플레이오프 경기에는 독일 출신 심판 펠릭스 브리히(32) 씨가 주심을 맡았다. 정규리그뿐만 아니라 지난 21일 열린 울산과 대전 시티즌의 6강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도 판정 시비와 함께 관중들의 소요가 발생하자 연맹이 이를 사전에 방지키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던 것. 효과는 아주 좋았다. 홈팀 울산이나 원정팀 포항 모두 브리히 주심의 판정에 절대 수긍하는 모습이었다. 김계수 부심 등 한국인 심판진과 언어가 통하지 않은 탓에 헤드셋을 착용하지 않고도 경기를 잘 진행시켰다. 어느 팀에도 특별한 어드밴티지를 주지 않았다. 브리히 주심은 플레이 도중 위험하다 판단되면 단호히 옐로카드를 꺼내들어 흥분한 선수들을 진정시켰다. 벤치나 선수들도 쓸 데 없이 항의하며 시간을 지체하는 일이 없었다. 13분 미드필더 알미르에게 거친 태클을 범한 포항 수비수 김수연에게 경고를 줬고 불과 2분 뒤에는 울산 현영민에게 옐로카드를 내밀었다. 단판 승부로 끝나는 경기였던만큼 양 팀 선수들의 긴장과 부담은 컸지만 초반부터 엄정하게 카드가 나오자 우려한 판정 시비는 일어나지 않았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예전부터 플레이오프에 외국 심판을 배정한 관례에 따랐을 뿐”이라면서도 “큰 경기에서는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모두 시비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애초에 방지하자는 차원”이라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지난 99년부터 독일축구협회로부터 심판 자격을 인정받은 브리히 주심은 분데스리가 2부 46경기를 거쳐 2004년부터 분데스리가 1부 55경기에서 휘슬을 불었던 베테랑 FIFA(국제축구연맹) 국제심판이다. 2003년 10월에도 K리그에서 4경기 주심을 맡은 바 있다. yoshike3@osen.co.kr 울산 현영민이 브리히 주심에게 옐로카드를 받은 뒤 얼굴을 맞대고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울산=황세준 기자 storkjoo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