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울산 문수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울산과 포항의 준플레이오프는 그야말로 열전이었다. 선수들은 승리자에게만 돌아오는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몸을 날렸고 감독들은 온갖 지혜를 다 동원했다. 치고받는 격전 속에 결국 승자는 황재원, 이광재가 골을 뽑은 포항이었다. 포항은 적절한 선수 교체와 상대의 '골대 불운'에 힘입어 수원행 티켓을 손에 넣게 됐다. ▲ 절묘했던 선수 교체 포항의 파리아스 감독은 전반 20분 김수연을 빼고 김광석을 투입했다. 이른 감이 없지 않았지만 파리아스 감독으로서는 승부수를 던진 것. 이같은 과감한 선수 교체는 맞아떨어졌다. 이전까지 알미르, 이상호의 적극적인 쇄도에 고전하던 포항은 김광석의 투입으로 수비의 안정을 되찾기 시작한 것. 수비가 안정된 포항은 결국 전반 34분 황재원의 선제골로 앞서나갈 수 있었다. 파리아스 감독의 선수 교체는 후반에도 빛을 발했다. 1-0으로 앞서나가던 후반 22분 파리아스 감독은 슈벵크를 빼고 이광재를 투입한 것. 지난 20일 경남전에서 투입된 지 1분 만에 골을 넣었던 이광재는 이날도 투입 10분 만에 결승골을 뽑아내며 파리아스 감독을 기쁘게 했다. 특히 5분 전 상대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후 계속 밀리던 상황에서 승부를 결정지은 것이어서 그의 골은 더욱 빛났다. ▲ 이상호의 '골대 불운', 승패를 좌우하다 이날 경기를 복기하면서 골대 불운을 뺄 수는 없다. 이날 울산의 이상호는 2차례나 골대를 맞히면서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첫 번째는 전반 7분이었다. 이상호는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코너 부근에서 회심의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맞히고 만 것. 울산으로서는 앞서나갈 수 있었던 찬스를 놓친 것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이상호의 슈팅을 골문을 외면했다. 1-1이던 후반 26분 이상호는 알미르와 2대1 패스를 통해 상대 골문으로 돌진했고 정성룡 골키퍼의 작은 틈을 찾아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이 공이 골포스트를 맞히며 튕겨져 나왔다. 손쉽게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상황을 놓친 울산은 결국 잠시 후 이광재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지고 말았다. 이상호는 경기가 끝난 후 "2차례 골대 맞힌 것이 너무 아쉽다" 며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