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전 싹쓸이' 보스턴, ML 최강 입증
OSEN 기자
발행 2007.10.29 13: 06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7번째 월드시리즈 패권을 차지하면서 보스턴 레드삭스는 명실공히 메이저리그 최강팀으로 우뚝 섰다. 시즌 초부터 월드시리즈 4차전까지 이들은 월등한 전력을 자랑하며 '레드삭스 천하'를 선포했다. 지난 2004년 '밤비노의 저주'를 86년 만에 극복한 뒤 보스턴은 한동안 침체에 빠졌다. 이듬해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3연패로 주저 앉았고, 지난해에는 아예 AL 동부지구 3위로 처지는 수모를 당했다. 그러나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시작한 올 시즌은 달랐다. 개막전에서 약체 캔자스시티에 1-7로 패했지만 이후 4월 한 달 간 무려 6할6푼7리(16승8패)의 승률로 타 구단을 압도했다. 5월에는 3연승 4번과 4연승 1번을 기록하며 무려 7할1푼4리(20승8패)의 승률을 올렸고, 이는 시즌 후반까지 흔들리지 않는 버팀목이 됐다. 뉴욕 양키스의 추격이 거셌던 9월에도 6할에 육박하는 승률(0.593 16승11패)로 지구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시즌 96승으로 클리블랜드와 함께 메이저리그 최다승을 거둔 점을 감안하면 보스턴은 정규시즌과 '운이 작용하는' 포스트시즌에서 모두 우승한 명실상부한 최강으로 평가할 만하다. 보스턴은 1979년부터 95승 이상을 2차례 기록했는데, 2004년과 올 해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두 번 모두 보스턴은 월드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정규시즌 전력을 고스란히 월드시리즈까지 이어간 것이다. 보스턴은 3년 전 우승 당시 98승을 기록했다. 이미 알려졌 듯 보스턴 멤버는 2004년 당시에 비해 대폭 바뀌었다. 투수진에선 커트 실링, 팀 웨이크필드, 마이크 팀린 3명, 야수 가운데도 매니 라미레스, 데이빗 오르티스, 제이슨 베리텍 등 3명 뿐이다. 25명 명단 가운데 19명의 얼굴이 교체된 것이다. 선수단의 상황을 종합 판단해 적시에 물갈이를 단행하는 프런트의 능력이 담다르다. 올 시즌 보스턴은 득점 부문 ML 5위(867점)에 그쳤지만 투수진은 팀방어율(3.87) 2위를 차지했다. 1위인 샌디에이고(3.70)의 홈구장이 투수에게 극히 유리한 펫코파크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ML 최강의 투수력을 과시한 셈이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보스턴 투수들의 능력은 눈부셨다. 월드시리즈 3차전까지 13경기서 43자책으로 경기당 3.31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월드시리즈에선 첫 3경기 동안 7실점, 펜웨이파크 홈에서 열린 2경기에선 콜로라도 타선을 합계 2점으로 틀어막는 짠물 피칭을 과시했다. '등판=승리' 공식을 입증하고 있는 조시 베켓과 20, 30, 40대의 나이에 모두 월드시리즈 승리를 딴낸 커트 실링, 위태로웠지만 나름대로 3선발 몫은 해준 마쓰자카 다이스케의 선발진은 단연 빅리그 으뜸이었고, 올 시즌 최고의 '신데렐라' 오카지마 히데키와, 철벽 마무리 조내선 파펠본으로 구성된 불펜 역시 난공불락이었다. 3루수 마이크 로웰을 제외한 주력 선수 대부분의 계약이 남아 있는 보스턴은 내년에도 올해의 전력을 고스란히 이어갈 전망이다. 주전들의 부상 등 돌발변수를 피한다면 2008 시즌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로 여겨진다. 보스턴은 1915∼1916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팀 역사에서 월드시리즈를 2년 연속 제패한 유일한 시기였다. '100년 라이벌' 뉴욕 양키스가 팀 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가운데 파죽의 7연승으로 샴페인을 터뜨린 보스턴이 다음 시즌 92년 만에 또 다른 영광을 재현할 지 궁금하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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