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후임 감독에 지라디, 본인 동의만 남아
OSEN 기자
발행 2007.10.30 03: 36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뉴욕 양키스가 차기 감독으로 조 지라디 전 플로리다 말린스 감독을 선택했다. ESPN 인터넷판은 30일(한국시간) 양키스가 3인의 후보 가운데 지라디를 낙점하고 정식 계약을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지라디의 에이전트인 스티브 맨델은 "양키스가 차기 감독 자리를 제안했다.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양키스 감독 자리를 열망한 점을 감안하면 지라디는 큰 이견 없이 양키스의 제의를 받아들일 전망이다. 계약서에 사인할 경우 그는 조 토리 감독에 이어 양키스의 지휘봉을 잡게 된다. 계약 조건은 3년 계약에 총액 600만 달러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키스가 지라디를 선택한 배경은 그의 경험을 높이 샀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라디는 지난해 약체 플로리다 감독을 맡아 승률 4할8푼1리(78승84패)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시즌 후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투표로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개성 강한 지라디는 제프리 로리아 구단주를 위시한 고위 간부들과 적지 않은 충돌을 빚었고, 이 때문에 시즌 후 해고 통보를 받았다. 지난 겨울 워싱턴 내셔널스, 시즌 초에는 볼티모어 오리올가 그에게 감독 자리를 제의했지만 그는 이를 거부하고 양키스 전담 케이블채널인 YES 네트워크의 해설자로 일했다.
지라디는 지난주 LA 다저스로부터도 감독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라디는 오랫동안 꿈꿔온 양키스 감독을 노리고 이 마저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독 경험과 함께 지라디의 이 같은 양키스에 대한 의리도 구단이 그를 선택하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현역 시절 공수를 겸비한 포수로 이름을 날린 지라디는 1989년 시카고 컵스에서 데뷔했다. 1993년 콜로라도를 거쳐 1996년 뉴욕 양키스에 자리를 잡으면서 그는 꽃을 피웠다. 양키스 입단 첫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시작으로 2000년 친정팀 컵스로 떠날 때까지 팀의 주축 멤버로 활약했다. 2003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은퇴한 그는 통산 타율 2할6푼7리 36홈런 422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지라디는 포수 출신 답게 투수들의 성향 파악에 뛰어나, 자비 체임벌린, 이언 케네디, 필립 휴스 등 '영건'들로 재건을 꿈꾸는 양키스에 적합한 인물로 여겨진다. 소신이 강하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유해 선수단 거의 전원이 스타플레이어인 양키스를 이끄는 데도 제격이다.
양키스는 지라디 외에 돈 매팅리 벤치 코치, 토니 페냐 1루 코치도 면담했으나 지라디를 최종 낙점했다. 매팅리의 경우 감독 경험이 없는 점, 2003년 캔자스시티에서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페냐의 경우 양키스를 이끌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내부 판단이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다. '미역국'을 먹은 매팅링는 양키스의 코치직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판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잔여 계약 파기를 선언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감독 제의를 받은 지라디가 향후 '거함' 양키스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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