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명화’ 가고 ‘프리미어 영화’ 온다
OSEN 기자
발행 2007.10.30 09: 21

28년 동안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던 KBS 2TV ‘토요명화’가 폐지되고 그 자리를 ‘KBS 프리미어’가 대신한다. 영화를 보는 창구가 몇 개 없었을 당시, ‘토요명화’는 시청자들이 부담없이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가장 큰 창구였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케이블 방송, IP TV, 인터넷을 통해 영화를 볼 수 있는 매체가 풍부해지면서 ‘토요명화’의 입지는 좁아졌다. 극장에서 상영됐던 영화들을 볼 수 있는 창구가 많아진 시점에서 12시가 넘은 토요일 야심한 밤에 타 매체를 통해서 봐왔던 영화들을 다시 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토요명화’는 시청률 면이나 광고 판매 면에서 경쟁력을 점차 잃어갔다. 가장 최근에 방송된 ‘토요명화’는 ‘오페라의 유령’(10월 27일 방송)으로 시청률 2.5%를 기록했다(TNS미디어코리아 기준). ‘토요명화’는 기존에 접했던 영화들을 ‘다시 보여준다’는 의미 이상은 없었다. 최근 방송된 ‘토요명화’ 작품을 보면 ‘오페라의 유령’ ‘강력 3반’ ‘맨 인 블랙 2’ ‘쿵푸허슬’ ‘내 남자의 여자’ 등이다. 한국에서 이미 개봉돼 화제가 됐고 특집 방송으로 한번쯤 TV를 통해서 봤던 영화들을 다시 보여줬다. 점차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이런 재탕 영화들이 점차 외면 받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이런 까닭에 ‘토요명화’는 폐지되고 ‘KBS 프리미어’가 새롭게 태어났다. ‘KBS 프리미어’는 국내에 한번도 상영된 적이 없던 외화들을 방영한다. 미, 일, 프랑스 등 몇몇 국가에 한정된 외화 쏠림 현상을 지양하고 다양한 국적의 영화를 안방극장에서 상영하기로 했다. 이색적인 멀티미디어 페스티벌도 함께 시작된다. ‘제3회 KBS 프리미어 영화 페스티벌’이 그것이다. ‘토요명화’ 자리를 대신해 안방극장을 찾는 것뿐만 아니라 극장에서도 상영키로 한 것. 이름하여 TV와 영화관 동시 상영이다. 우선 하이퍼텍나다에서 16편의 영화를 상영하기로 했다(11.4~11.29). 온라인 매체에서도 이 영화들을 즐길 수 있다. 지상파 DMB, KBS 프리미어 홈페이지 ‘단팥’, 모바일 서비스 등으로도 볼 수 있다. ‘KBS 프리미어’를 기획한 이관형 피디는 “작품성 있는 다양한 국적의 외화들을 보기가 더 어렵게 됐다”며 “외화의 쏠림 현상이 있는데 이런 부분을 보완하고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토요명화’가 폐지된 것에 대해서 “28년 장수 프로그램이라 타이틀이 아깝기는 했지만 ‘토요명화’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지나간 영화를 보는 개념이었다”며 “‘KBS 프리미어’는 국내에서 한번도 상영되지 않았던 영화들을 시청자들에게 보여드리는 자부심이 있다. 좀더 질적으로 수준 있는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16편의 영화가 선정됐다. 그 기준은 무엇일까? “작품성과 대중성이다”라며 “TV를 통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영화에 포인트를 맞추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그 나라의 문화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영화에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KBS 프리미어’에는 전세계 10개국 16편의 영화가 소개된다. 이 PD는 시청자들이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영화로 ‘굿바이 만델라’(남아공) ‘낫싱엘스’(헝가리) ‘드러머’(대만) ‘섹슈얼 프렌즈’(미국) ‘영광의 아이들’(헝가리) 등을 추천했다. 16편 모두 수작이라 다 챙겨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11월 10일부터는 매주 토요일 밤 12시 45분 ‘토요명화’가 아닌 ‘KBS 프리미어’로 다양한 국적의 외화들을 즐길수 있게 됐다. crystal@osen.co.kr 10월 29일 하이퍼텍나다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공개된 영화 ‘셰리베이비(SherryBaby, 미국)’ 포스터. /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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