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5연승 후 4연패' 두산, 왜 실패했을까?
OSEN 기자
발행 2007.10.30 16: 18

두산, '기세 야구'의 빛과 그림자. 주장 홍성흔의 표현을 빌리면 두산 베어스는 '8개 구단 최고의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는 팀'이다. 실제로 두산 경기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감독 이하 벤치와 실전 플레이어들이 혼연일체되는 활력을 금방 느낄 수 있다. 두산의 무형적 자산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키는 원천으로 작용했다. 시즌 초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했던 고영민, 민병헌, 김현수, 채상병, 임태훈 등이 핵심 전력으로 압축 성장했다. 이승학은 복귀 해외파 중 최고의 실적을 냈다. SK에서 건너온 이대수도 두산에서 물을 만났다. 이에 힘입어 두산은 5월초 꼴찌에서 6월초 1위까지 도약하는 믿기지 않는 결과를 보여줬다. 1위 SK에 단 3승 모자란 70승을 거둬 비용 대비 최고 효율을 달성했다. 한화와의 플레이오프부터 SK와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파죽지세의 포스트시즌 5연승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두산은 이후 잠실 홈 3연전을 전부 내주더니 29일 한국시리즈 6차전마저 역전패, 목전에 뒀던 우승을 놓쳤다. 어째서 두산은 2연승 후 4연패란 나락으로 순식간에 떨어졌을까?. 돌이켜 보면 이 사이 두산에게 치명적 악재 두 가지가 발생했다. 그 첫째로 에이스 리오스의 4차전 패배였다. 리오스가 뚫리자 두산 선수단은 급속도로 침체됐다. 김경문 감독조차 어딘지 냉랭해지며 말수가 줄었다. 기세가 꺾인 두산은 두산이 아니었다. 둘째로 간판타자 김동주의 부진이었다. 김동주는 SK 벤치의 집중 견제에 막혀 6차전까지 거의 한 번도 4번타자 몫을 못했다. 팀의 군기반장격인 김동주의 침묵은 팀 전체의 사기와 직결됐다. 또한 시리즈 3차전 도중 벌어진 집단 몸싸움에서 김동주가 보인 과격액션은 역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이후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엄중 경고조치까지 나오자 두산 선수단은 더욱 위축됐다. 한마디로 두산은 올 시즌 분위기로 야구하는 팀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보여줬다. 한 번 분위기를 타면 기적을 일으키지만 가라앉으면 대책없이 무너졌다. 이는 곧 두산 '분위기 야구'의 두 기둥인 리오스와 김동주의 비중을 새삼 확인시켜주는 결과이기도 했다. 이제 올 겨울 두산은 새 출발을 앞두고 갈림길에 섰다. 김동주와 리오스의 잔류 여부가 그것이다. 두 선수가 남긴 데이터를 떠나 두산의 팀 컬러를 가름할 중대사안으로 비쳐진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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