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떠날 때", 실링, 보스턴과 이별 선언
OSEN 기자
발행 2007.10.31 04: 26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보스턴 레드삭스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인 커트 실링(41)이 이별을 고했다. 월드시리즈를 마지막으로 계약 기간이 끝난 만큼 이제 다른 곳으로 떠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실링은 31일(한국시간) 보스턴 지역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보스턴에서 다시 뛰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실링은 지난 스프링캠프 당시 "시즌 도중 재계약 협상은 없을 것"이라며 엄포를 놨지만 보스턴은 들은 체도 안 했다. 시즌 중반에는 "올해 연봉과 같은 1300만 달러만 주면 보스턴에 남겠다"고 했지만 보스턴의 반응은 역시 없었다. 결국 보스턴 잔류가 어렵다고 판단한 그는 시즌 후반 "기회가 되면 탬파베이에서도 뛸 수 있다"며 뉴욕 양키스를 제외한 모든 구단과 협상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쳤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끝으로 시즌을 마감한 그로선 선수단과의 이별을 준비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실링은 올 시즌 9승8패 방어율 3.87을 기록했다. 시즌 도중 허리 부상으로 상당 기간 결장한 탓이 크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선 큰 경기에서 강한 장점을 십분 발휘해 3승 방어율 3.00을 기록했다.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선 5⅓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실링은 보스턴 역사에서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다. 2004년 애리조나에서 이적한 뒤 21승6패 방어율 3.26으로 맹활약했고, 월드시리즈에선 양말에 혈흔이 묻은 상태에서 역투를 거듭해 큰 화제가 됐다. 통산 216승을 거둔 그는 보스턴에서의 4년간 43승을 기록했다. 조만간 FA로 등록할 계획인 실링은 1년 계약을 바라보고 있다. 아직 은퇴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하는 만큼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구단이면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 필라델피아 소속이던 93년과 애리조나에 몸담던 2001년에 이어 올해에도 월드시리즈에 등판하면서 실링은 20-30-40대의 나이에 모두 월드시리즈 마운드를 밟은 흔치 않은 진기록의 보유자가 됐다. workhorse@osen.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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