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준공식을 가진 롯데의 김해 상동구장. 사방을 둘러봐도 산 밖에 보이지 않는다. 슈퍼마켓에 가려면 20분 이상 걸어야 한다. 뒷산에 살쾡이가 서식할 정도로 인적이 드문 곳이라는 것이 구단 관계자들의 귀띔. 그만큼 선수들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1982년 창단 이후 전용연습구장이 없었던 롯데는 상동구장 개장을 계기로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팬들의 간절한 소망을 이뤄줄 각오. 하영철 대표이사는 준공식 기념사를 통해 "상동구장 개장은 롯데 야구단 역사의 큰 의미가 담겨 있다"며 "7년간 포스트시즌 탈락의 한을 풀어줄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이어 하 대표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좋은 시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장 손민한(32)도 "올해도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선수들과 팬들이 느낀 아픔과 고통을 가슴 깊이 새기고 죄송하다는 말 대신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롯데는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상동구장 내 선수단 숙소(거인관)에서 생활하도록 할 예정이다. 고교 시절 손꼽히는 유망주들이 롯데 유니폼을 입었으나 기대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어린 선수들에게 유혹의 손길이 많아 성장이 더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도심과 떨어진 곳에서 선수들을 제대로 키워보겠다는 복안. 체계적인 선수 관리를 위해 4억 원을 투자해 최첨단 체력단련기구와 의료시설도 구비했다. 좋은 책상에서 공부한다고 무조건 성적이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건 제대로 해보자는 롯데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롯데가 상동구장 개장을 전환점 삼아 내년 시즌에는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팬들의 간절한 소망을 이뤄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what@osen.co.kr 롯데 자이언츠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