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파문' 이운재, 패배로 '아픔 두 배' '
OSEN 기자
발행 2007.10.31 22: 02

두 배의 아픔이었다. 수원 삼성의 최후방을 지킨 ‘믿을맨’은 역시 이운재(34)였지만 끝내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내지 못했다. 31일 오후 7시 30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수원과 포항 스틸러스의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플레이오프 경기에 선발 출전한 이운재는 안정된 방어력을 보이며 팀의 골문을 지켰지만 종료 3분 전 박원재의 결승 헤딩골을 허용, 0-1 패배의 쓰라림을 맛봤다. 심적 고생이 심했을 터. 지난 7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안컵 기간 중 2차례 술자리를 가진 소식이 알려지며 적잖은 파문을 일으킨 이운재였지만 베테랑답게 수차례 위기에서 수원을 구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굳은 표정으로 홀로 골대에서 몸을 푼 뒤 경기에 임했던 이운재는 전반 16분 포항 최효진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날린 날카로운 슈팅을 막아낸데 이어 35분경에도 상대 미드필더 김기동이 시도한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을 선방했다. 후반전에서도 이운재의 진가는 빛을 발했다. 후배 선수들의 움직임과 위치를 조율하며 수비를 안정시킨 이운재는 쉴새없이 고함을 지르고 독려하며 자칫 흐트러질 수도 있는 분위기를 잡아나갔다. 차범근 감독이 여러 가지 부담을 무릅쓰고 이날 경기 출전을 강행토록 한 이유이기도 했다. 포항 서포터스의 야유 속에서도 이운재는 담담한 표정으로 경기에 임해 수원 서포터스뿐 아니라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의 갈채를 이끌었다. 사실 이운재의 존재는 수원 입장에서 볼 때 절대적이다. 지난 1996년 팀 창단과 함께 입단한 원년 멤버이자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차 감독이 상당한 파문에도 불구, 절대적 신뢰를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과거 과다체중에 대한 비난 논란 등으로 마음고생을 경험했던 탓인지, 이운재는 평정심을 끝까지 잃지 않았다. 냉철한 판단력과 빠른 대응은 과연 올해 ‘아시아 선수상’ 후보군에 오른 대스타다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패배. 다음달 초 대한축구협회 상벌위원회에 참석, 징계가 불가피한 이운재는 결국 두 배의 아픔을 경험해야 했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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