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기대했건만 플레이오프에서도 ‘테리우스’ 안정환(31)의 화려한 반지키스 세리머니를 볼 수 없었다. 아니 그의 모습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은 지난 30일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언제라도 골을 넣을 준비가 돼 있다. 한건 크게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안정환의 출전을 예고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31일 오후 7시30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포항 스틸러스와의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플레이오프. 안정환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누빌 수 없었다. 한때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명성을 떨쳤던 안정환. 그는 올 시즌 정규리그 15경기 무득점으로 자존심을 한껏 구겼다. 골 침묵도 길었다. 지난 5월 30일 성남 일화와 컵 대회서 득점한 이후 거의 5개월간 골맛을 보지 못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강릉에서 가진 일주일간의 전지훈련 당시만 해도 컨디션이 최상이었던 안정환이었지만 막상 실전에는 투입되지 못해 벤치에서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결국 수원은 0-1로 졌고, 이와 함께 안정환은 유난히 안타까운 올 시즌을 마쳐야 했다. 올 초 수원과 1년 계약으로 푸른 유니폼을 입은 안정환은 오는 12월 소속팀과 계약이 만료된다. 구단에서는 최근 “(안정환)본인이 원한다면 재계약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지만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 작년 소속팀없이 정처없이 떠돌며 홀로 외로운 개인훈련에만 매진해온 안정환이다. 더구나 아예 올 시즌 최종전이 된 포항과 플레이오프 경기마저 결장해 두 배의 쓰라림을 겪은 안정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유난히 올 겨울은 춥게 다가온다. yoshike3@osen.co.kr 부인 이혜원 씨와 딸이 수원 구장에 응원을 나왔지만 안정환은 끝내 기용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