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울산 모비스가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난 10월 31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SK텔레콤 T 프로농구서 모비스는 서울 삼성을 맞아 힘든 경기를 치렀다. 모비스의 2-3 지역방어는 삼성 이규섭의 3점포에 무너졌고 오히려 상대가 사용한 3-2 지역방어에 선수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경기 내내 20점차로 뒤진 채 끌러갔던 모비스는 결국 71-88로 삼성에 대패했다. 모비스는 이날 공격과 수비서 조화를 이루지 못했고 경기 후 기자회견서 유재학 감독의 짧은 대답은 그의 고민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모비스는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첫째 유 감독의 작전이 전술적 이해가 부족한 어린 선수에게 적용이 안되면서부터 전세가 기울기 시작됐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많은 작전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별명이 '코트의 여우'일 정도로 상대팀이 어느 팀이냐에 따라 그들을 당황하게 할 카드를 들고 나온다. 이날 모비스는 시작부터 2-3 지역방어로 경기를 풀어나가려 했다. 그러나 2-3 지역방어는 앞 선의 수비가 2명밖에 되지 않아 상대 가드진이 공을 빨리 돌리게 되면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지역방어를 펼 때 앞의 두 명이 서로 간격을 적당히 유지한 채 부지런히 움직어야 한다. 그러나 모비스는 이게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삼성 선수들이 스크린을 하는 등 상대 지역방어를 이용해 찬스를 만들어 '슛감 좋은' 이규섭이 자신의 개인 최다인 8개의 3점슛을 터뜨리는 것을 막지 못했다. 한참이 지난 후 지역방어에서 대인방어로 바꿨지만 점수차는 이미 벌어진 후였다. 경기 후 유재학 감독인 "전술을 많이 익혔는데 앞 선서 어린 선수들의 전술 이해가 부족했다"고 말한 것처럼 완성되지 않은 수비 전술은 오히려 경기서 독이 됐다. 둘째로 외국인 선수의 수준이 타 팀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외국인 선수 기량이 떨어진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비스의 경우 이날 경기서 드러났듯 둘의 득점이 총 22점에 그쳤을 정도로 기여도가 적었다. 큰 키와 탄력으로 리바운드를 많이 해주는 것은 타 팀과 비슷하지만 쉬운 골밑슛이나 속공시 수비가 없는 가운데 시도하는 덩크슛 등을 실패하며 유 감독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골밑슛은 찬스가 났을 때 한 번에 성공시켜야 하는 것이다. 재차 슛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선수들을 뚫고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는 적어도 60%는 넘는 야투 성공률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케빈 오웬스는 이날 7개를 던져 2개만 넣어 29%의 성공률을 보였다. 시름이 깊어서인지 기자회견실에서 시종일관 표정이 어두운 모비스 유재학 감독. 잘못된 단추를 어디서부터 바꿔낄지 모비스의 연패 탈출을 위한 그의 고민이 시작됐다. 7rhdwn@osen.co.kr 유재학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