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서울 삼성이 달라졌다. 빠르고 다이내믹해졌다. 오프시즌에 서장훈을 보내고 이상민을 영입하며 팀 컬러를 확 바꾼 삼성이 빠르고 조직적인 스피드 농구의 진면목을 본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개막 2연패로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지난 10월 31일까지 3연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시즌 전 안준호 감독이 공언한 스피드 농구가 궤도에 올랐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조직력이 살아나며 팀 스피드가 보다 빨라졌고 전체적인 공격력도 한층 다이내믹해졌다는 평이다. 이제 겨우 5경기를 치렀지만 삼성은 27개의 속공을 성공시키고 있다. 경기당 평균 5.4개로 서울 SK(6.4개)에 이어 속공 부문 전체 2위에 올라있다. ‘포스트 서장훈’ 시대에 어울리는 변화다. 지난 시즌 삼성의 속공은 경기당 평균 4.4개로 전체 6위였다.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2005-06시즌에도 삼성의 속공은 역시 전체 6위(5.3개)였다. 서장훈을 중심으로 확률 높은 높이의 농구를 펼치다보니 스피드는 뒷전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상민이 가세하고 강혁·이원수·이정석 등 가드들이 중용되면서 자연스레 스피드의 팀으로 변신했다. 이규섭-테런스 레더-타이론 샐리로 이어지는 프런트라인이 비교적 스피드가 빠르고 속공 가담 능력이 좋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상민과 강혁의 아웃렛 패스와 이규섭 또는 레더의 마무리로 이어지는 속공 또는 한 템포 빠른 공격이 효과적으로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종전 삼성의 속공은 부분적이었지만 이제는 전원이 가세하는 속공으로 변했다. 스피드가 빨라졌다는 것은 그만큼 조직력도 좋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상민·강혁·이원수·이정석 등 해결 능력을 갖춘 가드들이 많다 보니 볼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 센터 레더가 비이기적이고 패싱력이 꽤 괜찮다는 것도 호재다. 내외곽에서 짧지만 정확하게 정신없이 패스를 연결하며 상대 수비를 공략하고 있다. 상대 수비가 채 갖춰지기 이전에 이뤄지는 공격이 위협적이다. 세트오펜스에서도 이상민과 강혁의 노련한 리딩과 어시스트 그리고 이규섭의 빈 곳을 찾는 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또한, 이상민과 강혁이 서로를 보조하며 리딩과 득점을 분담하고 있는 것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위력을 더하는 모습이다. 삼성은 경기당 평균 90.0득점으로 이 부문에서 1위에 올라있다. 상대적으로 골밑 공격 옵션이 부족하지만 절반이 넘는 야투성공률(51.1%·4위)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비교적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고 있다. 턴오버가 평균 15.2개로 가장 많지만 대신 어시스트가 평균 21.2개로 이 부문 전체 1위에 랭크돼 있다. 종전의 삼성과 달리 아기자기하지만, 다이내믹한 농구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시즌을 더해갈수록 조직력이 강화되고 선수들이 서로를 알아간다면 더욱 재미있는 농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안준호 감독의 말대로 삼성이 한층 빠르고 다이내믹해진 농구로 서울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민-강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