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리즈 MVP는 연봉 400만엔짜리 연습생
OSEN 기자
발행 2007.11.02 08: 51

그야말로 인간승리의 표본이다. 주니치 드래건스의 연습생(일본은 육성선수라고 부른다)이 일본시리즈 MVP(최우수선수)로 탄생했다. 주인공은 나카무라 노리히로(33). 나카무라는 11월 1일에 막을 내린 2007 일본시리즈 5차전에서 결승점 발판이 된 2루타를 쳐내 1-0 승리의 수훈을 세워 최우수선수 트로피를 가슴에 안았다. 나카무라는 한 때 연봉 5억 엔을 받던 일본 정상급의 강타자였다. 1992년 긴테쓰에 입단, 2005년 LA 다저스를 거쳐 2006년 시즌 후 오릭스에서 방출될 때까지 개인통산 319홈런을 기록했고 2000년 퍼시픽리그 홈런왕, 2000년과 2001년 타점왕에 올랐던 쟁쟁한 선수였다. 그러나 나카무라는 성적 부진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 1월에 오릭스에서 퇴출 통보를 받고 방황하다가 주니치의 부름을 받고 어렵사리 프로구단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올해 2월 25일 주니치에 육성선수로 입단할 당시 그의 연봉은 400만 엔. 2006시즌(2억 엔)에 비하면 50분의 1에 불과했다. 그의 배번은 당초 205번이었으나 1군으로 올라가면서 99번을 달았다. 인생 막장에 선 것같은 신세였던 그는 눈부시게 변신했다. 주니치 오치아이 감독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그를 데려가 주전 3루수 자리를 맡겼다. 그는 올 시즌 센트럴리그 타격 15위(타율 .293)에 오르며 20홈런, 79타점을 기록, 주니치가 리그 2위를 차지하는데 큰 몫을 해냈다. 나카무라는 포스트 시즌, 특히 일본시리즈 들어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일본시리즈 5게임에서 4할4푼4리(18타수 8안타)로 최고 타율을 기록했고, 4타점과 2루타 4개를 날렸다. 그는 마침내 MVP로 우승 무대에 우뚝섰다. 그리고 감격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나카무라는 주니치가 4승 1패로 시리즈를 마감한 직후 단상에 올라 “제로에서 MVP가 됐다. 정말로 여러가지 일들이 많았다”고 돌이켜보면서 “이제 최고가 됐다. 드래건스 구단 관계자와 팀 동료들의 도움에 감사드린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주니치는 그의 결정타 덕분에 1954년 이래 53년만에 일본 프로야구 최정상에 다시 섰다. 지난해 일본시리즈에서 니혼햄에 무릎 꿇었던 오치아이 감독은 재대결에서 설욕과 동시에 지휘봉을 잡은 지 4년만에 일본시리즈 제패의 소원을 풀었다. 주니치는 5차전에서 선발 야마이와 마무리 이와세 두 투수의 계투로 일본시리즈 사상 첫 완전게임을 달성하는 쾌거도 이룩했다. chu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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