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대만에 '우월 의식'을 갖는 까닭은?
OSEN 기자
발행 2007.11.02 09: 31

지난 1일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은 공식훈련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 야구인들이 대만 야구에 대해 갖고 있는 우월 의식의 근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곤혹스러워했다. 질문한 기자는 ‘근년 들어 대만과의 전적을 살펴보면 한두 점차의 박빙승부였고 대만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그런데도 한국 야구인들은 한국이 대만보다 한 수 위라고 한다. 어떤 기술적인 근거가 있나’라며 김경문 감독의 소견을 구했다. 이에 김 감독은 “대만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꼭 집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아직 한국이 대만보다는 낫다는 생각이다. 지금 여기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일본에 한두 번 이겼다고 해서 일본보다 낫다고 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명쾌한 답변을 못해 미안하다고 했고 옆에 있던 한국야구위원회 관계자가 “아직 김 감독은 우리 전력분석원들이 파악한 대만 전력 보고서를 보지 못한 상태”라며 양해를 구했다. 인터뷰를 마친 후 만난 몇몇 야구인들도 김 감독과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한 야구인은 “가장 잘하는 선수들만 뽑아 놓은 대표팀 전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전체적인 수준에서는 아직까지 한국이 앞선다고 생각한다. 프로야구 역사와 시스템에서 한국이 한 수 위”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 프로야구에서는 아직도 폭력단과 연계해 승부를 조작하는 등 야구 도박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체적인 야구단 운영 수준 등에서 우리보다는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김경문 감독의 답변과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이 작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처럼 일본팀을 꺾었다고 해서 한국이 일본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다는 의견인 셈이다. 투수나 타자들의 기량보다도 프로야구 전체의 시스템 등 프로야구 수준 면에서 아직까지는 한국이 대만보다는 한 수 위라는 설명들이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이 이번 올림픽 예선에서 대만에 승리해줄 것으로 야구인들은 믿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아마 우리 타자들이 일본 투수들의 공을 쉽게 공략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질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단기전은 알 수 없는 일”이라며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만은 한국보다 8년 늦은 1990년 프로리그가 출범했고 현재 6개 팀이 팀당 100경기씩 치르고 있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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