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야구가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 조범현(47) KIA 신임 감독은 내년 시즌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남해캠프를 마감하고 2일 일본 미야자키로 출국, 한 달 간 가을캠프를 갖는다. 이곳에서 내년 시즌 선보일 새로운 조범현 야구를 담금질하게 된다. 조 감독은 김성근 감독의 제자로 잘 알려져 있다. 야구관도 비슷하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펼치는 분석야구는 김성근 감독과 비슷하다. 전력분석팀의 분석과 각종 데이터를 중요시한다. 지난 2003년 초보 감독으로 SK를 한국시리즈까지 끌어올렸다. 이런 능력 때문에 KIA 감독으로 부임했다. 김성근 감독과 비슷한 야구를 하는 조범현 감독이 스승을 넘어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스승 김성근 감독은 이번 시즌 자신이 조련했던 팀을 이어받아 단숨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일단 코칭스태프는 자신의 의도대로 구성했다. 황병일 김동재 박흥식 최태원 장재중 등 SK 감독 시절, 그리고 삼성 코치 시절 인연을 맺은 코치들을 데려왔다. 구단에서 전권을 위임받았다. 자신의 말 한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고, 조범현 야구를 펼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앞으로 숙제는 선수들을 데이터 야구의 첨병으로 만들 수 있느냐다. 조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전형적인 데이터야구를 구사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가을캠프부터 데이터 야구에 익숙치 않은 선수들의 야구관을 바꿔놓고 조범현 야구의 전사로 탈바꿈 시킬 것으로 보인다. 스승과의 닮은 꼴 야구 대결도 볼 만할 것 같다.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2008시즌이 시작되려면 5개월이 남아있다. 이제 그라운드에서는 스승이 아니라 단순한 적장으로 바뀌게 된다. 서로를 잘 아는 만큼 두 감독의 대결도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감독에게는 내년 시즌 최하위의 불명예를 씻어야 되는 절대 숙제가 주어져 있다. 조 감독의 내년시즌 최대 목표는 우승, 최소 목표는 4강이다. 만일 4강에 실패하면 그 역시 외풍에 시달릴 것이다. 과연 또 다른 데이터 야구의 화신 조범현 감독이 화려하게 늦꽃을 피운 스승의 길을 그대로 걷게 될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