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일본식' 탈피해 '미국식'으로 간다
OSEN 기자
발행 2007.11.02 10: 40

SK의 메이저리그 벤치마킹 실험이 성공할까.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뒤 SK 와이번스가 공식 발표한 첫 번째 플랜은 2군 유망주와 신인 선수 위주의 일본 고지 캠프였다. 이를 위해 SK는 5억 원 가량의 투자를 감수했다. 김성근 감독조차 "구단이 고맙다"라며 거액 지출을 결정한 구단 수뇌부에 감사를 표시할 정도로 파격이었다. 이어 김 감독은 지난달 31일 인터뷰 도중 "(이번 투자로) 1,2군 격차가 없어질 것이다. 올 시즌 1군 격차는 없었지만 미국의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 같은 시스템으로 (내년부터) 꾸려가고 싶었다. 향후 SK 2군을 지금의 1군 수준으로 레벨 업 시키고 1군은 톱 클래스로 만들겠다"라고 구상을 밝혔다. SK의 토털 베이스볼의 범위를 2군까지 확대시켜 1군을 빅리그, 2군을 트리플A처럼 운용하겠다는 복안인 것이다. 즉 2군을 불평 불만 선수나 낙오자들의 집합소가 아니라 언제, 어느 포지션이든 1군에 선수를 공급할 수 있는 팜(farm)으로 설정한 발언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SK는 지난해의 경우 이맘 때부터 제주 캠프를 가동했다. 이어 일본 미야자키-고지-오키나와를 거치는 지옥훈련을 펼친 결과 최정 김강민 박재상 조동화 등이 주전급으로 성장했다. 정근우의 유격수 이동과 정대현의 마무리 전환도 여기서 확정됐다. 이들 '김성근의 아이들'이 기존의 스타급과 무한 경쟁을 펼치며 SK의 전력은 극대화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이제 이 효과를 전 선수단에 펼쳐 '김성근의 아이들'까지 견제시키겠다는 것이다. 당장 3루 붙박이였던 최정을 두고도 "모창민이란 아이가 새로 들어오는데 키워서 최정하고 경쟁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심지어 내야 요원이 외야수까지 겸하는 더블 포지션 시스템 도입까지 시사했다. 김 감독의 의도나 SK가 처한 정황을 미뤄볼 때, 외부 FA 등 전력 수혈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신 SK와 김 감독은 자체 유망주를 키워내 SK의 백년대계를 세우는 쪽으로 큰 방향을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스포테인먼트로 대표되는 마케팅 혁신에 이어 구단 전력 수급 측면에서도 '새로운 SK 웨이'의 실험이 시작된 셈이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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