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포항, 분위기-체력 회복이 승부 '열쇠'
OSEN 기자
발행 2007.11.03 08: 09

이제 정상까지 딱 두 걸음 남았다. 지난 1995년 이후 무려 12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서 만난 디펜딩 챔피언 성남 일화와 '전통의 명가' 포항 스틸러스의 격돌. 오는 4일 오후 3시 포항 전용구장 스틸야드에서 펼쳐질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은 이제 정규리그 순위와 관계없이 승부를 쉽사리 점치기가 어렵다.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종종 거론되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지도력의 소유자 김학범 감독과 뛰어난 지략가 파리아스 감독의 '수'싸움도 대단한 볼거리다. 역대 상대전적에선 포항이 37승28무27패로 확실한 우위를 점한 상황. 올 시즌 맞대결에서도 1승1무로 다소 포항이 앞섰다. 그러나 역대 전적이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 법. 가장 큰 요인은 분위기와 체력 회복을 꼽을 수 있다. 성남은 분위기 회복이 급선무다. K리그 최강의 진용을 갖춘 성남이지만 선수단 내부는 조금 뒤숭숭하다. 바로 팀 내 궂은 일을 도맡아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김상식이 대표팀 기간 중 음주 파문으로 징계를 받은 때문. 물론 1년간 대표 자격정지와 2년간 축구협회 주최 경기 출전정지의 징계는 K리그까지 여파가 미치지 못했지만 김상식으로선 그라운드 출전이 조금 부담스럽다. 곳곳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는 탓이다.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국내 무대에서 펄펄 날아다닌 주 공격수 모따의 부상 상태도 의외로 심각해 김학범 감독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따마르, 김동현 등이 있지만 모따만큼은 아니다. 반면 포항은 체력적인 부담이 컸기 때문에 컨디션 회복에 주안을 두고 있다. 경남 FC와 6강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전후반, 연장까지 120분 혈투에 이어 승부차기를 치렀고, 준플레이오프에선 울산 현대를 만났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만만찮은 수원 삼성을 만나 1-0으로 승리, 성남이 먼저 기다리고 있는 챔피언 결정전에 안착했다. 숨가쁜 일정에 포항 선수들도 혀를 내두른다. 포스트시즌 3경기를 모두 원정전으로 치른 탓에 선수들이 느낀 긴장도 훨씬 더했다. 그나마 처음으로 홈에서 치르는 이번 챔프 결정전 1차전이지만 변변히 휴식할 틈이 없다. 그러나 팀 내 고참 김기동은 수원전 직후 "꼭 승리할 수 있다. 지난 5월에도 한달간 9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힘들긴 하지만 우린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감이란 자산이 있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분위기 회복과 체력 회복. 운명의 챔피언 결정전을 꼭 하루 앞둔 성남과 포항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키워드다. yoshike3@osen.co.kr 김학범-파리아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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