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1G 무패' 아스날, 집념과 투혼이 원동력
OSEN 기자
발행 2007.11.04 07: 56

집념과 투혼이 불러온 무승부였다. 아스날은 승리 못지 않은 무승부로 11경기째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리그 선두를 굳건히 지켜낼 수 있었다.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밤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아스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07-200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아스날은 패색이 짙던 종료 직전 갈라스의 천금같은 동점골로 2-2로 비겼다. 이로써 아스날은 8승3무(승점 27)를 기록, 8승3무1패의 맨유와 승점 골득실차도 같지만 득점에서 앞서 1위를 유지했다. 전체적으로 맨유가 앞선 양상으로 90분 경기가 전개됐다. 맨유는 중원에서 볼 점유율을 높여나가며 아스날을 괴롭혔고, 골문을 지킨 알무니아는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아스날의 투혼은 최고였다. 아데바요르(토고), 투레, 에보우에(이상 코트디부아르) 등 아프리카 3인방을 고루 배치시킨 아스날은 주축 선수 대다수가 20대 중반의 젊은 팀답게 패기로 맨유에 맞섰다. 맨유가 슈팅을 날리면 곧바로 반격을 감행했고, 골을 허용하면 또다시 동점골로 응수해 쉽사리 승부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들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호수비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집념의 결실은 후반 2분과 인저리 타임에 이뤄졌다. 전반 30분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땅볼 패스를 잡은 웨인 루니가 갈라스의 몸에 맞고 튀어 오른 뒤 다시 갈라스의 손에 맞고 들어가는 선제골(기록은 자책골)을 터뜨려 0-1로 뒤진 채 맞이한 후반전. 아스날은 휘슬이 울린지 불과 2분 만에 동점골을 기록했다. 에보우에의 고공 패스를 아데바요르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반 더 사르가 막아냈고, 이를 잡은 수비수 사냐가 흘려준 볼을 파브레가스가 마무리했다. 반드시 골을 넣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던 최고의 장면이었다. 아스날은 후반 37분 에브라의 패스를 잡은 호나우두가 가볍게 밀어넣어 다시 1-2로 뒤졌지만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아스날은 자책골을 기록한 갈라스가 맨유 문전에서 혼전이 이뤄진 틈을 타 슈팅을 날렸고 반 더 사르가 몸을 날려 막았으나 이미 공은 골라인을 넘어선 뒤였다. 시원하진 않았어도 역시 집념어린 모습.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경기 전 "앙리의 이적은 차라리 잘된 일" "아스날이 우위에 있음을 트로피로 증명하라"며 속을 뒤집었지만 아스날의 어린 선수들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뒤져있을 때 심리적으로 뒤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아스날은 포기하지 않았다. 덕택에 웽거는 퍼거슨과 34번째 대결에서 값진 무승부를 기록해 14승8무12패(승부차기 승패 포함)의 우위를 지켜냈다. 앙리 등 주력들의 이적으로 우려 속에 시작한 이번 시즌. 오히려 아스날은 날이 갈수록 안정세를 보이며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이 선전의 한복판에는 어린 선수들의 집념과 투혼이 있다. yoshike3@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