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카메라', 이경규 감사패가 무색해진 아쉬운 마지막회
OSEN 기자
발행 2007.11.05 09: 24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몰래카메라’가 지난 2년간 102명의 연예인을 속이며 막을 내렸다. 그러나 제작진의 편집실수로 마지막 출연자였던 신화 멤버들의 전화번호가 그대로 공개되는 등 끝까지 논란을 남기며 안타까운 작별을 하게 됐다. 4일 방송된 ‘몰래카메라’에서 처음으로 한 명이 아닌 여러 명 속이기에 나선 제작진이 그 타깃으로 선택한 인물은 바로 그룹 신화였다. 지난 추석특집 ‘러브러브 스튜디오’에서 커플연결에 실패했던 김동완과 문지애 아나운서가 방송 후 서로 연락이 닿아 연인사이로 발전했다는 전제하에 김동완이 신화 멤버들 앞에서 문지애에게 청혼하는 내용을 설정한 것. 김동완은 현장에 도착한 이민우, 신혜성 앞에서 사귄지 두 달 밖에 안 된 문지애에게 청혼을 하지만 그녀는 “너무 빠른 것 같다”며 거절의사를 밝히며 나가버리고, 김동완은 그 슬픔에 눈물을 흘려 멤버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방송 중간 눈치 빠른 신혜성은 “몰래카메라 아니냐”며 의심을 하고 카메라를 직접 찾아나서기도 해 제작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지만 김동완의 진지한 연기에 이내 의심을 거두었으며 문지애 아나운서가 다시 돌아와 서로 부둥켜안고 우는 민망한 상황이 벌어지자 이민우, 신혜성이 나가버리는 돌발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 결과 ‘몰래카메라’ 최초로 이경규의 마지막 등장 없이 방송을 통해 ‘몰래카메라’ 임이 밝혀지는 것으로 합의를 한 채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몰래카메라’ 제작진은 그동안 “짜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의심에 계속해서 시달리다가 마지막 방송에서 촬영기법을 공개하며 논란을 불식시키려 노력했다. 그리고 MC 이경규가 감사패를 받으며 "스태프 중 더운 여름날 카메라가 있는 좁은 공간에 숨어있다 질식해 쓰러진 적도 있다"고 털어놓아 가슴 한 켠을 짠하게 만들었다. 이같은 감동 속에 2년간의 종지부를 찍으려했지만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민우, 신혜성이 김동완에게 보낸 문자를 시청자들에게 확인시켜주는 과정에서 전화번호가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노출됐던 것. 그 결과 멤버들은 방송 후 팬들의 전화에 시달리며 번호를 바꿔야만 하는 상황에까지 놓이게 됐다. 그러자 시청자들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제작진의 잘못을 강하게 성토하며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물론 1일 목요일 밤에 촬영을 마치고 4일 일요일 방송 전까지 빠듯한 편집기간 탓에 벌어진 실수였다고는 하지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남기고 있다. 그동안의 갖은 논란을 잠재우고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했던 제작진의 노력이 한순간의 실수로 허사로 돌아가게 된 것. '몰래카메라'는 그동안 타 방송사에서 이 형식을 본 딴 비슷한 코너들이 우후죽순 제작되는 등 예능프로그램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는 점에서는 그 성과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순간의 실수로 개운치 않은 씁쓸함을 남기고 떠난 점은 끝까지 아쉬움으로 남는다. hellow082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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