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르게 살자’와 ‘마을금고 연쇄 습격사건’은 은행강도를 소재로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바르게 살자’에 이어 ‘마을금고 연쇄 습격사건’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먼저 지난달 18일에 개봉한 ‘바르게 살자’는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개봉 3주차 주말에도 2위에 랭크되며 순항 중이다. 새로 부임한 경찰서장에게 신호위반 딱지를 끊는 융통성 0%의 강직한 경찰 정도만(정재영 분)이 은행강도 모의훈련에서 강도 역을 맡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담아냈다. 모의훈련인 만큼 인질도 경찰도 느슨하지만 정작 정도만 홀로 진지하게 훈련에 임해 실전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된다. 은행강도 역할에 충실한 정도만과 경찰의 대치는 아이러니하면서 묘한 웃음을 유발한다. 이달 15일 개봉하는 ‘마을금고 연쇄 습격사건’은 반드시 은행을 털어야만 하는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벌이는 코믹소동극이다. 딸의 병원비를 구하기 위해 은행강도가 된 배기로(이문식), 진짜 2인조 은행강도(정경호 박효준 분), 비밀문서를 없애야만 하는 구반장(백윤식 분)은 서로 다른 속셈을 가지고 있지만 ‘털어야 산다’는 목표는 같다. 하지만 ‘마을금고 연쇄 습격사건’은 코믹소동극을 표방하고 있지만 웃음을 유발하는 몇몇 에피소드에도 불구하고 웃음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진지한 휴먼드라마라고 해야 할 정도다. ‘바르게 살자’와 ‘마을금고 연쇄 습격사건’은 은행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범죄를 소재로 한 공통점이 있지만 그 내용은 전혀 다르다. ‘바르게 살자’가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비롯된 웃음을 준다면, ‘마을금고 연쇄 습격사건’은 웃음을 경계하고 부정(父情)을 호소하는 영화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