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김진 감독의 두 손은 허리춤에서 내려올 줄을 몰랐다. 그만큼 경기가 좋지 않게 흘러갔다. 서울 SK는 지난 4일 창원 LG와의 홈경기에서 73-92로 대패했다. 개막전 패배 후 2년 여 만에 5연승을 구가하며 한껏 주가를 올린 SK였지만 2연패로 하향세였던 LG에 불의의 대패를 당하며 기세가 수그러들었다. ‘코트의 신사’ 김진 감독은 경기 내내 심각한 모습으로 선수들을 질책하고 독려했지만 무소용이었다. 경기 후 김진 감독은 “전체적으로 안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SK는 골밑은 골밑대로, 외곽은 외곽대로, 수비는 수비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리바운드 대결에서 LG에 23-43으로 압도적으로 뒤졌으며 외곽슛도 19개를 던져 6개를 넣는 데 그쳤다. 수비에서도 3점슛만 무려 15개를 맞으며 LG에 92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무엇보다 골밑을 장악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김진 감독은 “포스트에서 무너지면서 전체적으로 그 여파가 미쳤기 때문에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밝혔다. 외국인선수 래리 스미스와 트래비스 개리슨은 골밑 공격 옵션이 되어주지 못했고 공수 양면에서 골밑 싸움에서도 밀렸다. 연승기간 중에도 SK의 약점으로 지적된 포스트가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결정적으로 11점차로 추격한 3쿼터 막판 슛 난사가 다시 한 번 SK의 발목을 잡았다. 올 시즌 들어 슛을 난사하는 단점이 많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방성윤은 그러나 3쿼터 막판 무리한 3점슛과 점프슛 실패로 LG에 연속해 역습을 허용했고 이는 이날 경기에서 승패를 가른 결정적 터닝 포인트로 작용했다. 이어진 작전타임에서 김진 감독이 “왜 공만 잡으면 밖에서 슛만 던지려고 하나. 슛만 던지면 어떻게 게임을 하나. 지금 슛 연습하러 나왔나”고 선수들에게 강하게 질책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시즌 초반이며 SK는 팀을 다듬는 과정에 있다. LG전처럼 종전의 문제점들이 가끔 코트에서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그만큼 변화와 적응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타성에 젖어있는 몇몇 스타 선수들의 의식 개조와 골밑의 부재 그리고 다소 미흡한 수비 조직력이라는 문제점을 김진 감독의 SK가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방성윤이 지난 10월 20일 모비스전서 김효범 등에게 샌드위치 마크를 당하며 슛을 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