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왕젠밍(27)이 믿고 의지했던 조 토리 감독의 LA 다저스 행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는 몸담고 있는 양키스를 떠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오프시즌을 맞아 고국 대만을 방문 중인 왕젠밍은 6일(한국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를 잘 이끌어줬던 토리 감독이 떠나 실망스럽다. "지난 3년간 나를 믿어주고 꾸준히 선발 등판 기회를 준 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왕젠밍은 지난 2000년 5월 자유계약으로 양키스에 입단했다. 당시 아시아 유망주 '넘버1'이었던 그는 양키스의 눈에 띄어 메이저리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시 그와 함께 빅리그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던 선수로는 한국의 이정호(당시 대구상고)도 있었다. 당시 이정호는 왕젠밍에 이어 아시아 선수 중 2번째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양키스에 합류한 왕젠밍은 2003년 더블A에 올라선 뒤 승승장구했다. 한때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며 꿈을 이뤘다. 그리고 풀타임 선발을 차지한 지난해 19승으로 아시아 출신 시즌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고, 올해 역시 19승으로 아메리칸리그 다승 2위에 올랐다. 현재 페이스라면 아시아 출신 통산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노모 히데오(123승)과 2위인 박찬호(113승)를 추월할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왕젠밍의 말대로 그가 빅리그에 안착할 수 있었던 데는 토리의 존재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토리는 왕젠밍의 능력을 믿고 일관되게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통산 82경기에 등판한 왕젠밍은 구원투수로 나선 게 2번 밖에 없다. 그런 토리가 머나먼 LA의 다저스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왕젠밍은 허탈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왕젠밍은 토리의 이탈이 자신의 거취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키스야 말로 현재 최고의 팀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한 그는 "양키스에 영원히 남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또 그는 신임 조 지라디 감독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언제든지 새 감독이 부임하면 적응기가 필요하다. 스프링캠프에서 지라디 감독과 대화를 해봐야 서로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리는 최근 대만의 한 TV와 인터뷰에서 "왕젠밍은 훌륭한 젊은이다. 매우 특별한 친구였다"며 "감독으로서 그를 지도한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만 팬들은 토리와 왕젠밍의 각별한 관계에 큰 찬사를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workhorse@osen.c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