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굴 프리에이전트(FA)는 6명밖에 안된다. 올해 FA 자격을 얻은 20명 가운데 FA 신청 마감날인 지난 6일까지 FA를 선언한 선수는 6명이다. 6명의 FA들은 '대박'의 꿈을 꾸며 희망에 부풀어있지만 한쪽은 FA를 선언하지도 못한 채 울분을 삭이는 선수들도 있다. 그럼 나머지 선수들은 어떻게 된 걸까. 이미 지난해부터 FA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이숭용(현대), 이종렬(LG), 염종석(롯데) 등은 지난해 FA 선언 없이 장기계약을 맺어 올해 FA와는 관계가 없다. 또 한화 내야수였던 백재호와 롯데 우완투수였던 박지철은 소속팀에서 방출돼 FA 신청의 의미가 없다. 올해 신규로 자격을 얻은 선수 중에서도 ‘FA 선언’을 하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 최원호(LG), 최상덕(SK), 이영우, 이도형(이상 한화), 최기문(롯데) 등이 그들이다. 이들 중에 일부는 구단과 사전 교감을 갖고 다년 계약으로 FA 선언을 뒤로 미뤘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현실을 받아들인 케이스도 있다. 한 때는 잘나가던 스타였지만 올 시즌은 물론 근년들어 뚜렷하게 보여준 성적이 없기에 FA를 당당하게 선언하지 못한 것이다. 자칫 FA를 선언하고 시장에 나갔다가 팀을 정하지 못한 채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도 있기에 현소속팀에 그냥 눌러앉았다. 지난해 FA를 선언하고 시장에 나갔다가 은퇴의 길로 접어든 좌완 차명주가 갔던 길을 피한 것이다. 이들로서는 내년 시즌 호성적을 벼르며 와신상담해야 한다. 다른 팀에서 찾는 다는 보장이 없으면 쉽사리 FA 선언할 수 없는 ‘한국적 상황’인 셈이다. 이들 신규 자격자 외에도 불운한 FA 자격 선수들은 또 있다. 롯데의 좌완 투수 주형광과 내야수 박현승은 이미 예전에 FA 자격을 획득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한 탓에 FA 선언을 미루고 있는 선수들이다. FA 자격을 얻고도 당당하게 권리행사를 하지 못한 이들이 내년 시즌에는 좋은 성적을 올리며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어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한때는 뛰어난 기량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그들이었기에 베테랑의 관록을 보여줄 날이 올 것인지 주목된다. sun@osen.co.kr 이영우-주형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