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불 켠' 상비군, 주목해야 할 선수들
OSEN 기자
발행 2007.11.07 09: 57

[OSEN=이상학 객원기자] 다음달 1일부터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준비 중인 야구대표팀은 사실상 무한경쟁 체제를 표방하고 있다. 아직 최종 엔트리를 정하지 않은 가운데 상비군 선수들까지 대표팀 승선의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첫 번째 평가전에서 상비군이 대표팀을 10-5로 꺾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군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비군 선수들은 더욱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고 있다.
상비군의 주목해야 할 선수들을 짚어본다.
▲ 장원삼, 사실상 대표팀 승선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멤버였던 장원삼은 올 시즌 중반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며 고전했다. 결국 대표팀 4차 예비엔트리까지 이름을 올렸으나 5차 예비엔트리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상비군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뽐내며 대표팀 승선을 사실상 확정지은 분위기. 첫 번째 평가전에서도 장원삼은 5회말 무사 1·2루 위기 상황에서 구원등판, 2⅓이닝 동안 7타자를 퍼펙트로 처리했다. 이종욱·이대형·장성호 등 왼손 타자들을 잘 넘겼다. ‘국제용’ 구대성(한화)이 무릎 수술을 이유로 대표팀을 고사한 가운데 장원삼은 구대성을 대체할 왼손 투수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투수코치를 겸하고 있는 선동렬 수석코치도 장원삼의 구위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2년간 프로에서 불펜으로 등판한 경험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됐으나 평가전에서 의문부호를 씻어냈다.
▲ 임태훈, 신인왕 상승세 지속
2007년 신인왕에 빛나는 임태훈은 고졸 신인으로 데뷔 첫해부터 기나긴 페넌트레이스에 이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까지 강행군을 치렀다. 불펜의 에이스로서 위기 때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뿌린 만큼 몸이 지칠만도 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만 20살도 되지 않은 젊음의 피는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첫 번째 평가전에서도 임태훈은 선발 송승준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2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을 허용했으나 무실점으로 대표팀을 막았다. 3회 첫 이닝 삼자범퇴 이후 안타와 볼넷이 많았지만 특유의 공격적인 피칭은 변함 없었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덕에 피칭 감각도 좋아 신인왕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이다.
▲ 우규민, 잠수함 희소성 승부
풀타임 마무리투수 첫 해부터 30세이브를 달성한 우규민은 4차 예비엔트리까지 이름을 올리고 있었으나 5차 예비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시즌 막판 부진이 이유였다. 하지만 우규민은 첫 번째 평가전에서 마무리투수로 등판, 1⅓이닝 무실점 퍼펙트로 깔끔하게 막았다. 이택근-이대호-장성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었지만 땅볼과 내야플라이로 처리했다. 사이드암의 이점을 한껏 살린 피칭내용이었다. 우규민은 지난해 대체선수로 도하 아시안게임에 합류했다. 투수 중 유일하게 5경기 모두 등판, 1승 방어율 1.59를 기록했다. 내용을 떠나 국제대회를 경험했다는 것이 플러스 요인이다. 또한, 대표팀에 정대현(SK)을 제외하면 잠수함 투수가 없다는 희소성도 우규민의 대표팀 발탁 가능성을 지피고 있다.
▲ 송승준, 대표팀 빈 자리 눈독
송승준은 누구보다 베이징 올림픽을 기다렸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군문제가 가장 큰 이유다. 여름을 기점으로 좋은 구위를 뽐내며 4차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송승준은 최종 엔트리 발탁에 대한 기대를 높였으나 아쉽게도 5차 예비엔트리에 탈락했다. 그 자리를 올초 롯데 입단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인 이승학(두산)이 대신하는 바람에 둘의 운명은 다시 한 번 엇갈렸다. 결국 상비군 유니폼을 입은 송승준은 대표팀과의 맞대결을 통해 재평가받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첫 번째 평가전에서 선발등판, 2이닝 동안 홈런 하나 포함 5피안타 3볼넷 4실점으로 부진했다. 이승학도 3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으나 좁아진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한 송승준의 부진이 더욱 눈에 띄었다. 남은 경기에서 극적인 반전을 노려야 할 입장이 된 송승준이다.
▲ 민병헌, 오른손 외야수 비상
현재 대표팀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오른손 외야수의 부재다. 타격이 뛰어난 이택근(현대)이 있지만 첫 번째 평가전에서는 수비에서 문제점을 나타냈다. 그러는 사이 상비군에서는 민병헌이 떴다. 민병헌은 첫 번째 평가전에서 상비군 톱타자로 선발출장해 5타수 4안타 4득점 1볼넷 1도루로 맹활약했다. 평가전의 승패를 좌우한 절대변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좋은 활약이었다. 그동안 수비와 주루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타격이 문제였던 민병헌에게는 고무적인 결과였다. 물론 평가전은 말 그대로 평가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만 민병헌이 좋은 타격감을 이어간다면 외야의 빈 자리를 하나쯤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이미 외야수비만큼은 최정상급으로 인정받은 민병헌이다.
장원삼-임태훈-민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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