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 챔프전 앞두고 또 '승격 고민'
OSEN 기자
발행 2007.11.07 11: 19

"수원시청이 우승하면 또 어려워지지 않을까요?". 내셔널리그 연맹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유감스럽게도 이유는 작년과 똑같다. 우승 팀의 K리그 승격 문제 때문이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우승 트로피는 전반기 리그 우승팀 울산 현대미포조선과 후기리그를 평정한 수원시청의 챔피언 결정전을 통해 주인공이 가려진다. 여기서 승리하는 팀이 '승격권'을 갖는다. 그러나 확고한 승격 의지와 프로 수준에 버금가는 인프라를 갖춘 현대미포조선에 비해 수원시청은 승격하기까지 여러 가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작년 고양 KB국민은행이 K리그 승격을 거부하자 연맹은 각 구단들에게 '승격 이행각서'를 제출토록 했지만 수원시청은 "지자체 팀이므로 관계법령과 제 규정 등 여건이 좋지 않을 경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프로 구단으로서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수익 모델과 구조를 창출해야 하지만 현행법상 지자체 팀이나 공기업 팀은 티켓 및 상품 판매 등 수익 사업을 벌이기 어려운 실정이다. 수원시청을 후기리그 9연승으로 이끌며 일찌감치 챔피언 결정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된 김창겸 감독은 "K리그로 가고 싶다는 의지만큼은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면서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현실 문제로 고민하는 모습이다. 김 감독은 "수원시 내부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러나 단시일 내 관계법 개선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라며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편 선수들도 답답하다. 과연 프로리그로 진입했을 때 자신들이 뛸 수 있는 자리가 있겠냐는 것. 졸지에 직장을 잃고 실업자가 될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불안감도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내셔널리그가 어쩌면 현대미포조선의 우승을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근거없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불순한 의도를 지닌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사실 K리그는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잃은 지 오래다. 승강제가 확실히 갖춰지지 않고, 18개 이상 클럽이 운영되지 않으면 프로리그로 평가하지 않는 세계적 추세에서 K리그는 제대로 된 정규 프로리그로 인정받지 못한다. 선진 리그로 인정받기 위해 필수인 승강제를 추진하는 것은 더 할 나위 없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제도적 문제점과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또 한 번 논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yoshike3@osen.co.kr 지난달 27일 수원 종합운동장서 벌어진 수원시청-강릉시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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