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공석' 대표팀-프로팀, 대세는 외국인?
OSEN 기자
발행 2007.11.07 13: 08

선택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핌 베어벡 감독의 사퇴 이후 근 3개월째 감독이 공석 중인 국가대표팀을 비롯해 시즌을 끝낸 프로팀에서도 외국인 사령탑 대세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표팀의 경우 국내파 감독이 이제는 지휘봉을 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주류를 이뤘지만 여전히 최근 흐름은 다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분위기다. 프로팀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해성 감독이 사퇴해 사령탑 보직이 공석인 제주 유나이티드와 김판곤 대행체제로 팀을 이끌어온 부산 아이파크는 외국인 사령탑 영입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난달 기술위원회(위원장 이영무)를 열어 국내외 지도자 각기 10명씩, 총 20명을 후보군에 올려놓았다고 밝힌 축구협회는 최근 후보 인원을 줄이면서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진다. 기술위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적절한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등용하겠다'는 기회 균등의 원칙을 세웠지만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지난 6일 "외국인 감독쪽으로 대세가 기울고 있다"는 뉘앙스의 말을 남겼다. 다만 문제는 남미 지도자냐, 유럽 지도자를 꼽을 것이냐다. 이 관계자는 "저마다 장단점이 있긴 하겠지만 아무래도 대표팀 선수들이 유럽 감독에 더 익숙한 것 같다"고 덧붙여 유럽 지도자가 유력한 상태. 이처럼 축구협회가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쪽으로 가득을 잡은 것은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라이벌 국가들이 해외파 감독을 중용하며 2010 남아공월드컵 체제를 준비하는 흐름에 자극받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프로팀의 경우, 포항 스틸러스의 파리아스 감독이 K리그에 행사하고 있는 강력한 영향력에 고무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로 3년차인 파리아스 감독의 포항은 포스트시즌 들어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FC 서울의 세뇰 귀네슈 감독도 비록 6강 진입에는 실패했으나 주력들이 줄부상으로 이탈하고 대표팀으로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는 등 어려운 환경에서 좋은 성과를 이뤘기 때문에 신선한 자극을 줬다. 2002 한일월드컵 이후 수많은 감독들이 드나 들어 '독이 든 성배'로 불리우나 가능성을 준다는 점에서 강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대표팀과 한 단계 거친 뒤 다음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 프로팀 사령탑. 국내파 감독의 자질이나 능력이 아주 뒤떨어지거나 모자란 것은 아니지만 세계 축구의 흐름을 보다 가까운 곳에서 지켜봤다는 그들만의 어드밴티지는 쉽게 넘어서기 어려울 전망이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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