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20, 한화)이 마운드에 오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동렬 대표팀 투수코치는 지난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상비군과 두 번째 평가전이 끝난 뒤 공식 인터뷰를 통해 "오는 9일 열리는 3차전에 류현진을 제외한 모든 투수들을 등판시켜 구위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서 치르는 세 차례 평가전에 류현진을 단 한 번도 등판시키지 않겠다는 것으로 그의 컨디션 조절과 전력 노출 방지 때문으로 풀이된다. 류현진은 지난 2년간 혹사에 가까울 만큼 많은 이닝을 던졌다. 지난해 201⅓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올 시즌에도 211이닝을 소화했다. 선발 투수가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이 팀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만 개인에게는 분명히 무리가 따른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왼팔 근육통을 호소하며 2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류현진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휴식.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두 차례 등판, 6⅓이닝 9피안타(2피홈런) 4볼넷 6탈삼진 7실점에 방어율 9.95로 부진했던 것도 정규 시즌에 쌓인 피로 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올림픽 본선 티켓을 놓고 접전을 벌일 일본과 대만 전력 분석팀에 노출되지 않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일본은 정규 시즌부터 대표팀의 좌완 에이스로 활약할 류현진을 면밀히 지켜봤다. 어느 정도 장단점이 노출됐지만 굳이 막판에까지 전력을 드러낼 이유가 없다는 뜻. 투구 밸런스가 무너져 당분간 불펜 피칭만 시킬 가능성도 적지 않다. 오는 11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서는 대표팀은 현지에서 류현진을 시험 가동할 계획. 류현진이 컨디션 회복 후 페넌트레이스 때 보여준 괴력을 다시 한 번 자랑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