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초반 불안' 대표팀, WBC 때도 그랬다
OSEN 기자
발행 2007.11.08 08: 51

2006년 3월 한국은 열광했다. 사상 최초로 프로와 아마를 통틀어 국가간 대결을 펼친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은 일본은 물론 거함 미국까지 격파하며 승승장구, 4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이뤘기에 야구팬들과 국민들은 2002 축구 월드컵 때처럼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세계 최고 무대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빅리거 등 해외파와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드림팀’이라는 별명답게 한국야구의 위상을 한껏 높혔다.
당시 대표팀은 2월말 일본 후쿠오카 전지훈련 초반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다. 일본서 전지훈련 중이던 롯데 자이언츠와 2차례 평가전서 1승 1패를 기록하는 등 투타 전력 모두에서 불안했다. 해외파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어서 고전했다.
그러나 페이스를 서서히 끌어올린 대표팀은 일본 프로리그 우승팀인 롯데 지바 마린스와 마지막 평가전서 7-2로 완승을 거두며 정상 컨디션을 찾았음을 보여줬다. 그리고 본선 무대에서 연승을 거둔 끝에 4강 진출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로부터 1년 7개월 후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12월.대만)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이 최근 열린 평가전서 투타 모두 불안한 모습을 노출해 걱정을 사고 있다. 지난 1일부터 공식 합동훈련에 돌입한 대표팀은 상비군과의 2차례 평가전서 완패했다.
하지만 WBC서 그랬듯 이번에도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평가전은 말 그대로 컨디션을 점검하고 실전 감각을 쌓는 차원일 뿐 승패에 연연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후보격인 상비군 선수들이 대표팀 승선을 위해 죽기살기로 실력 발휘에 나선 것도 대표팀이 고전한 한 요인이다.
현재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의 컨디션과 위기관리 능력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타자들은 컨디션을 끌어올리도록 훈련을 시키면서 투수들은 상비군 포함해 전체적으로 보직에 맞게 상황훈련을 펼치고 있다. 2차례 평가전서 상비군 선수로 출전했으나 대표팀 승격이 유력한 좌완 장원삼(현대)을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시키도록 한 것 등에서 평가전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선발투수도 중요하지만 단기전인 만큼 구원투수진의 비중이 커진 만큼 불펜의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WBC 때처럼 ‘마운드 인해전술’로 버거운 상대인 일본과 대만을 꺾는다는 것이 대표팀의 투수 운용의 구상이다.
12월 1일 첫 경기인 대만전까지 시간은 충분하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부상을 피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에 있는 대표팀이다. 그야말로 초반 평가전 성적이 안좋다고 불안해 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중심타선의 한 축인 이병규(주니치)와 SK 소속 대표 선수들이 합류한 후 본격적으로 전력을 가다듬으면 된다.
WBC 때는 불과 2주간 손발을 맞추고도 최고의 성적을 거둔 한국 대표팀이었다. 이번에는 해외파 주력선수들이 일부 빠졌지만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대표팀이 선수들 각자의 컨디션을 최대화하고 상황을 설정해놓고 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충실히해 목표인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내기를 기대해본다.
su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