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로 복귀하게 된 박찬호(34)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밝히지 않았다. 8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계약 사실을 공개한 박찬호는 계약 기간과 금액은 물론, 메이저리그 또는 마이너리그 계약 여부 조차 밝히지 않았다. 박찬호의 에이전트사인 베벌리힐스스포츠카운슬(BHSC)에는 현재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상태이고,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단장회의에 참가 중인 에이전트 제프 보리스의 휴대전화 역시 꺼져 있다. 하지만 박찬호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소감을 통해 몇 가지 단초를 제시했다. 그는 "처음 시작하는 루키와 비슷한 조건"이라며 "내년에 다저스에서 활약하게 된다면 더 깊은 의미와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말대로라면 일단 메이저리그 계약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가 올 시즌 빅리그 단 1경기 등판에 그친 점, 시즌 중반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점을 감안하면 다저스가 박찬호에게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를 보장하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마이너리그 계약에 스프링캠프 초청(non-roster invitee)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계약 직전 시즌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한 메이저리그 베테랑들이 새로 팀을 구할 때 흔히 밟는 수순이다. 이 경우 해당 선수의 운명은 스프링캠프 활약에 달려 있다. 일단 메이저리그 캠프에서 경쟁을 시작한 뒤 기여도를 인정받으면 개막전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마이너리그로 강등이 불가피하다. 박찬호가 지난 겨울 메츠와 1년 계약을 맺을 때와는 다르다. 당시 박찬호는 기본 연봉 60만 달러에 200이닝을 채울 경우 최대 300만 달러를 받는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다. 박찬호는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 후보'로 여겨졌고, 마지막까지 메이저리그 캠프에 잔류했다. 이와 달리 메이저리그 잔류시와 마이너리그 강등시 연봉이 달라지는 스플릿 계약을 맺은 선수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정글에 내몰리게 된다. 구단 입장에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언제든지 해당 선수를 내려보낼 수 있어 신분이 불안한 편이다. 구체적인 조건이 밝혀지지 않는 현재로선 박찬호의 빅리그 재입성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렵다. 메이저리그 계약이 가장 좋은 결과이지만 최악의 경우 스플릿계약으로 판명나더라도 시범경기서 얼마 만큼의 기량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개막전 입성 여부가 달려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뒤 빅리그 복귀에 성공한 새미 소사가 좋은 예다. 연봉 50만 달러를 받은 소사는 성적에 따른 보너스로 135만 달러를 추가로 확보했다. 그는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최소 700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workhorse@osen.c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