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이 타자로 전향했나.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 가을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KIA 투수들은 밤만 되면 타자로 돌변한다. 투수들은 글러브 대신 무거운 배트를 들고 볼을 친다. 그렇다고 타자로 전향한 것은 아니다. 배팅을 통한 하체를 강화훈련의 한 방법이다. 타격시 허리가 동반되어 돌아가야 타구에 힘이 실리고, 멀리 날아간다. 이를 응용해 투수들이 허리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피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다. 아울러 투수들이 팔을 펴는 반복훈련을 통해 피칭시 볼을 최대한 끌고 나와 뿌릴 수 있도록 하고, 다리를 넓게 벌린 타격으로 하체 강화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낳고 있다. 투수들은 야간 배팅훈련 외에도 주간에도 훈련 도중 짬짬이 시간을 내 타격을 하고 있다. 투수들은 하루 평균 150여 개의 스윙 연습을 하느라 대부분의 투수들의 손바닥에는 굳은 살이 박힐 정도이다. 김종모 수석코치가 뽑은 최고의 타격훈련자는 150km대의 돌직구를 뿌리는 곽정철. 자연스럽게 허리를 이용한 타격을 함으로써 피칭시에도 볼끝이 살아난다는 게 김 수석코치의 설명이다. 조범현 감독은 "상체만으로 던지는 것보다 하체를 이용할 줄 아는 투수의 볼끝은 살아 있다. 우리 투수들이 이번 마무리캠프 동안 하체를 자연스럽게 이용할 줄 알게 되면 훨씬 좋은 피칭을 하게 될 것이다"고 투수들의 배팅훈련 이유를 설명했다. sunny@osen.co.kr 조범현 감독이 토스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